국민의힘 '청년보좌역' 청년 정치 참여 이끌까[현장, 2022대선]

청년들이 주도하는 대선 캠페인, 긍정적인 변화
여전한 진입 장벽·정당한 경제적 보상도 필요

이준석(왼쪽부터) 국민의힘 대표, 배윤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보좌역, 염정우 국민의힘 선대본 청년보좌역,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지난 13일 국민의힘 열정열차에서 유튜브 정책콘텐츠를 촬영하고 있다./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책 공약을 홍보하는 ‘열정열차’가 지난 11일에 출발했습니다. 빨간 티를 단체로 맞춰 입은 청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청년보좌역 공개모집에서 선발된 ‘청년보좌역’입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본부장은 “대략 270명 정도가 지원해 최종 32명이 선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열정열차 준비과정에서 청년보좌역의 역할에 대해 “일체의 프로그램 기획 같은 경우 청년보좌역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열었다"며 “청년보좌역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 당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선대위 해산…청년보좌역 활동 공간 열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권욱 기자

윤 후보는 지난 1월 “오늘부터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며 선대위 전면 해체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또 “국민들께 안심을 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들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 후보는 자신에 대한 2030세대의 실망도 거론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그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실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선대위 운영에 대해서 그는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게 아닌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며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연이은 지지율 하락 악재에 윤 후보는 선대위 해산과 젊은 실무자 중심의 선대본부 카드를 꺼내든 것입니다.


이 카드는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선대위 쇄신 이후 저희 청년보좌역 의견이 정말 잘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청년보좌역들의 평가입니다. 그들은 선대위 해산 이후 새로운 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선대본부 내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박민영 정책본부장 청년보좌역은 “연락드릴 창구가 많아졌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 정책본부장, 이준석 대표와 직접 연락할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곽승용 정책본부 청년보좌역은 “매일 매일 올리는 문서들이 후보 사무실에 전달 된다”며 “정책같은 경우에는 원희룡 본부장이 바로 피드백을 해주고, 우리 의견이 즉각 반영된다”고 했습니다. 문서들이 올라가지 않는 경우에 대해 곽씨는 “특별히 문제있는 의견이 아니라면 대부분 다 후보에게 올라간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공지능(AI) 윤석열’ 등 창의적 아이디어 선보여…남은 과제는

청년보좌역은 선대본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박 청년보좌역은 “윤석열 공약 위키 기획 제작, 유튜브 쇼츠 및 AI윤석열 등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곽 청년보좌역은 “정책 관련한 부분에서 의견을 많이 내고 있다”며 “호남 출신이라 호남 관련 지역 발전 공약도 많이 건의드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청년보좌역들이 주도적으로 정책과 공약을 기획하고 홍보까지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셈입니다. 청년보좌역들의 기획은 유튜브 쇼츠 기준,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젊은 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대학원에 재학중인 전승민 씨는 “청년보좌역들이 전반적으로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인데, 또래라서 그런지 확실히 우리가 뭘 원하는지 잘 안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충북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보좌역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연합뉴스

청년보좌역들의 기획에 이처럼 호평이 이어지지만 한 가지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정치에 관심 가질 여유조차 없는 청년들에게 손을 건네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직에 종사하고 있는 최문철씨는 “하루 12시간 정도 일을 하고 오면 굉장히 피곤하다”며 “정치가 어렵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관심을 갖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이유에 대해 고등학교 졸업 후 요식업에 종사하는 박요셉 씨는 “먹고 살기 바빠 딱히 정치에 관심 가질 시간이 없다. 관심 가져봐야 내 삶이 바뀔 것 같지도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정치권이 귀 기울이도록 목소리를 낼 시간조차 없는 것입니다. 이에 염정우 청년보좌역은 “저희 당이 면접을 통해 소수의 인원을 뽑다 보니 특정 계층의 청년들이 소외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한 우려에 대해 염 청년보좌역은 “그럼에도 보다 다양한 청년들이 선대본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평범한 청년들과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고 답했습니다.


박민영·염정우 청년보좌역은 정치권에 활동하는 청년에게 경제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염 청년보좌역은 “현재 수입이 없는 상태로 개인 사비로 비용을 해결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사업을 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선대본에 참여하는 동안 발생하는 비용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용은 보다 다양한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획기적인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습니다.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정당한 경제적 보상 방법도 마련되고 보다 다양한 청년들의 활발한 정치 참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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