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대장정의 출발을 알렸다. 청계광장 출정식은 윤 후보가 권력 독점의 상징인 ‘청와대 시대’와 대비해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내세우기 위해 준비됐다. 마이크를 잡은 윤 후보는 청계광장을 에워싼 지지자들을 향해 “저 윤석열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하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슬로건대로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은 우리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철 지난 이념으로 갈라쳤다”며 “시장·현장을 무시하고 과학을 무시했다. 권력을 이용해 내로남불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민주당 정권에서 세금이 오를 대로 올랐고 월급봉투는 비었다. 나랏빚은 2000조 원을 넘어갔다”며 “그런데 집값·일자리·코로나 어느 하나 해결된 것을 봤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저 윤석열이 무너진 민생 반드시 챙기고 세우겠다”며 자신이 개혁의 적임자라고 자처했다.
윤 후보는 “저는 정치에 발을 들인 지 얼마 안 된 신인이다. 누구에게도 부채가 없다”며 “오로지 저를 불러주시고 키워주신 국민 여러분께만 부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국민을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과감하게 개혁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윤 후보는 연설을 마친 뒤 청년 공약 배달원들에게 △역세권 첫 집 주택 △소상공인 피해 보상 50조 원 △탈원전 백지화 △부동산 세제 정상화 등 10대 공약을 전달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유행한 ‘59초 쇼츠 공약’ 동영상처럼 손을 내밀며 “좋아, 빠르게 가”라고 외치며 전국에 정책 배달을 주문했다.
KTX를 타고 전국 유세에도 돌입했다. 대전역에 도착한 윤 후보는 “정권 교체, 윤석열”을 외치는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주먹 인사로 화답했다. 그는 부친의 고향인 충청을 자신의 뿌리라고 강조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윤 후보는 “충청의 아들이 여러분을 찾아뵀다”며 “이 나라를 위해, 충청을 위해 압도적 지지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시민들을 향해 그는 “이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에 5년간 또 정권을 맡기겠나. 그 밥에 그 나물에 또 5년간 맡기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전을 ‘과학의 도시’라고 칭하며 “대전을 제4차 산업혁명의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여러분이 소중히 자랑스럽게 여겨온 이 과학이 대한민국 국정 운영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역에 도착한 윤 후보를 가장 먼저 반긴 인사는 치열한 경선을 치른 라이벌 홍준표 의원이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의 손을 잡고 들어올려 ‘원팀’을 표현하며 “TK(대구·경북)에서 윤 후보를 꼭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80% 이상 지지해줄 것을 거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동대구역 광장을 메운 시민들을 향해 “사회생활을 대구에서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대구의 아들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가 시작될 때 민주당 정권이 뭐라고 했나. 대구 봉쇄, 대구 손절 떠들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KDI(한국개발연구원)를 서울 홍릉에 만들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구 경제화학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구신공항을 조속하게 이전해서 대구 경제의 거점이 되도록 하고 첨단산업과 상업의 중심지로 멋지게 살려놓겠다”며 대구 사투리로 “단디(단단히) 하겠다”고 표현했다.
윤 후보는 이어 이날 유세의 피날레를 위해 제2의 도시 부산역에 도착했다. 윤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을 ‘아하(아시안 하이웨이·아시아 32개국 횡단 고속도로)’로 칭했다. 부산은 아시안 하이웨이의 출발지다. 부산역에는 이날 전국 유세 가운데 가장 많은 1만 명(주최측 추산)의 인파가 찾았다. 윤 후보는 “부산을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해양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며 “가덕도신공항, 조속하게 착공해서 임기 중 완공하고 지역 경제 발전 거점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