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봄이 오기는 오는 모양이다. 2월에 개화해 3월에 절정을 이뤄 봄을 알리는 꽃으로 불리는 매화가 폈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말이다. 안타까운 점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올해도 매화꽃 축제가 모두 취소됐다는 것이다.
봄방학을 맞이해 손주들과 매화꽃 축제 나들이를 계획했다면, 가까운 서울 성동구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관광재단은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는 서울 성동구의 교육 여행 명소들을 추천했다.
서울 성동구는 서울을 대표하는 도시 재생 지역이다. 2010년대에 들어 폐공장 부지들이 있던 골목에는 문화공간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젊은 세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성동구에는 젊은 연인뿐 아니라 방학을 맞아 아이와 함께 떠나기 좋은 교육 여행 장소들이 많다.
◇ 매서운 추위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섬세이 테라리움’
섬세이 테라리움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인 ‘섬세이’가 브랜드 리뉴얼을 기념해 만든 공간이다. 자연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상에 자연을 들여와 사람들에게 그 감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인공 자연 공간으로, 지하 1층부터 시작해 옥상의 루프탑까지 흙, 나무, 모래, 자갈, 바람을 통해 가상의 자연을 형상화했다.
이 전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으며 관람하는 것이 특징이다. 흙바닥에서 뛰어놀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발로 전해지는 감각부터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시작 코스인 지하 1층 블랙 아웃(Black Out) 전시장은 외부의 시각과 청각을 차단하고 손끝과 발끝의 감각에 의존하여 걸어가는 공간이다. 어둠을 지나면 촛불이 작게 켜진 공간이 나타난다. 1층으로 올라가면 샌드 오브 던(Sand of Dawn) 전시장이 나타난다. 하얀 모래 위를 맨발로 거닐며 거친 듯 부드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동절기가 지나면 모래가 아닌 물을 채워놓아 발끝으로 잔잔하게 찰랑거리는 물의 파동을 느낀다.
2층 하트 오브 윈드(Heart of Wind) 전시장은 바람의 결이 느껴지는 자연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공간이다. 바람의 소리, 바람의 움직임 등 바람의 숨결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다. 전시 마지막 코스인 루프탑 리프레시 파이브 센시즈(Refresh Five Senses)은 나무 사이로 자유롭게 드나드는 자연의 빛과 바람을 관찰하고 느껴보는 공간이다.
<여행 Tip>
- 문의: 02-1661-5091
- 운영시간: 11:00~20:00(매주 월요일 휴무), 사전 예약 필요
※ 11:00부터 19:00까지 10분 간격으로 4명씩 예약 가능
- 입장료: 1인 18,000원
- 찾아가는 법: 뚝섬역 8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 7분
서울숲역 5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 5분
◇ 화학 공장이 재생 공간으로 재탄생 ‘성수연방’
성수연방은 화학 공장으로 쓰이던 것을 리모델링해 만든 재생 공간이다. ㄷ’자형 구조로 가운데는 마당처럼 뚫려 있고 양옆으로 붉은 기둥이 이어진 건물 2개 동이 서 있다. 기둥은 일정한 간격과 형태로 이뤄져 있어 균형미가 돋보인다. 2층과 3층에는 발코니 복도를 둬 마당과 건물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줘 개방감을 살렸다. 건물 내부에는 개성 있는 맛집, 카페, 숍 등이 위치하여 성수연방만의 색깔을 만들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입점한 매장 간에 생산과 유통이 성수연방 안에서 이뤄지도록 구상해 관련 브랜드를 모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성수연방에 입점한 카페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육류는 2층의 공유공장 팜프레시 팩토리에서 생산해 바로 공급하는 식이다. 복잡한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구성원 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 상생하도록 했다.
<여행 Tip>
- 찾아가는 법: 성수역 3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 5분
◇ 업사이클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서울새활용플라자’로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업사이클)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생산, 유통, 소비를 통한 가치 있는 새활용 문화를 체험하며 쉽고 재밌게 습득할 수 있도록 전시나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새활용은 개선한다는 의미의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Recycling)의 합성어로 폐기물을 활용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더 해 제품 혹은 작품을 만드는 일을 의미한다. 폐기물을 순환 자원으로 되돌리는 재활용의 공정을 생략하고, 폐기물에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입혀 다른 제품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크게 새활용하우스, 꿈꾸는 공장, 소재은행로 이뤄져 있다. 1층 동문 방향에 자리한 새활용하우스는 업사이클 인식 확산을 위해 작업장, 메이커 스페이스, 공연 및 강연장으로 구성된 전시공간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 서문 방향에 있는 ‘꿈꾸는 공장’에서는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를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 3회 진행하는 기초 장비 교육과 더불어 디자인, 3D, 시제품 제작, 컨설팅 등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자원순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하 1층의 소재 은행은 일상에서 쉽게 버려지는 폐기물들이 새활용 상품으로 재탄생 되는 과정을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직접 보고 경험하여 새활용 소재와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여행 Tip>
- 문의: 02-2153-0400
- 운영시간: 10:00~18:00(매주 월요일 휴무)
- 도슨트 예약: 10:00, 14:00, 16:00에 운영 1시간 소요
- 찾아가는 법: 장한평역 8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5분
또는 장한평역에서 셔틀버스 이용
◇ 물이 공급되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수도박물관’으로
수도박물관은 지난 1908년 건축된 우리나라 최초의 정수장인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시설을 기반으로 한 상수도 전문 박물관이다. 수도박물관은 옛 정수장 건물을 박물관으로 새롭게 재생하여 서울의 상수도 역사를 소개한다. 상수도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집까지 물이 공급되는지 알기 쉽게 전시돼 있다.
박물관 본관 건물로 사용되는 건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상수도인 뚝도 수원지의 송수펌프실이다. 당시 뚝섬 지역은 오염이 적고 유량이 풍부하여 맑은 물을 취수하기 적당한 장소였다고 한다. 지난 1908년 뚝도 수원지에서 수돗물을 생산해 사대문 안과 용산 일대에 공급하게 되니 우리나라 근대 상수도의 첫 출발이었다.
뚝도수원지 일부는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완비한 뚝도아리수정수센터로 변화해 지금도 24시간 수돗물을 생산 및 공급하고 있으며, 일부는 수도박물관으로 조성됐다. 수도박물관에서는 상수도 관련 기술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돼 왔는지를 전달하고, 물과 환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두펌프 체험 등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운영돼고 있다.
<여행 Tip>
- 문의: 02-3146-5936
- 운영시간: 09:00~18:00(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료 무료
- 찾아가는 법: 서울숲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7분
◇ 교육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뚝섬 생태숲 구역’
서울숲은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런던의 하이드 파크 등을 본 따 도심 속 녹지공간을 표방해 만든 공원이다. 부지만 35만 평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므로 서울숲을 산책할 때는 어디를 둘러볼 것인지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좋다.
서울숲에 겨울에 방문할 경우 방문하기 좋은 곳은 뚝섬 생태숲 구역이다. 야생동물의 서식 공간으로 사슴, 고라니 등을 우리 안에서 키우고 있다. 보행교에 올라가면 다리 아래로 유유자적 노닐고 있는 사슴들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서울숲에는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을 다양한 주제로 소개하는 정원 프로젝트인 설렘정원과 겨울정원이 있다. 겨울 정원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자작나무와 측백나무 등을 심어놓아 겨울에도 싱그러운 초록빛 잎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여행 Tip>
- 운영시간: 서울숲은 24시간 운영이지만 생태숲은 05:30~21:30에만 운영
- 찾아가는 법: 서울숲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5분, 생태숲까지는 약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