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방과 추가 협상 여지 남겨…우크라도 나토가입 포기 가능성

[시계제로 우크라이나]
■ 막판 극적 반전 이뤄지나
푸틴, 외무장관 제의에 "좋다"
실익·우방국 中 체면 고려한 듯
美 "긴장완화 행보 없어" 경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신화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서방과 러시아 측이 일말의 외교적 협상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포기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이다.


1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회의를 열고 서방과의 추가 협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방과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으로 집결된 상황이지만 군사행동 카드는 최후로 남겨두고 다시 한번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를 준 셈이다.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된 회의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동유럽 지역 내 러시아의 주요 안보 요구를 거부하고 있지만 미국 등과 대화에 나설 생각이 있다”며 협상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다소 모호하지만 “좋다”고 대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 포기 의사를 내비쳤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핵심 요구 사항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 가입은 국가 안보를 위한 조치”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다만 AP통신은 이런 상황에도 푸틴 대통령의 의도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도 러시아 측의 대화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외교적 해결에 관심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지만 긴장 완화를 위한 러시아의 실질적 행보는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만약 러시아가 대화에 전격적으로 나설 경우 이는 협상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포기시키는 한편 서방의 대규모 경제제재를 피하기 위한 의도일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자국의 전략적 이익 외에도 우호국인 중국의 체면을 생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인 만큼 중국과의 관계가 고려됐다는 것이다.


유엔도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모습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외교장관과 각각 직접 대화하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 외에 다른 수단은 없다는 게 나의 메시지”라며 “대치 상황에서 외교를 포기하는 것은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회견 직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달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러시아 대사가 주최한 월례 오찬에도 참석했다. 또 유엔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바람 아래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직원 1600여 명을 다른 국가로 대피시킬 계획이 없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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