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15일 부산을 찾아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을 살리키는커녕 부산은 초라하고 재미가 없다 그랬다”며 “저는 부산역 앞에만 내리면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 주디스태화 앞 지역 거점유세 연설에서 “부산이 얼마나 재밌느냐. 얼마나 멋진 곳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묶어서 비판한 발언이다.
이 전 대표는 2020년 4월 총선 선거 운동 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 재미 없잖아, 솔직히”라고 말했다. 두 사람 다 부산 지역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취지였으나 표현이 논란이 됐다.
윤 후보는 부산 유세에서 흥이 오를 대로 오른 모습이었다. 그는 연설 시작 전 유세차 앞에 놓인 빨간색 무대에서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 5분여간 만세와 인사 등을 이어갔다. 그는 무대를 앞 뒤로 오가며 수 차례 만세 포즈를 취했고 선거운동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또 주먹을 아래에서 위로 던지는 어퍼컷 세리머니도 처음 선보였다.
윤 후보는 연설에서 민주당 정권을 직격했다. 그는 “이런 배은망덕한 정권을 한 번 더 구경하겠느냐”며 “저 역시 정치는 신인이지만 이런 꼴을 볼 수가 없어 질실한 마음으로 지금 여러분 앞에 이렇게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실정을 집중 타격했다. 그는 “이 정권에서 부동산 문제가 왜 이렇게 심각해졌는지 아느냐”며 “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갈라치기해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만히만 놔둬도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이 주택(시장)을 이렇게 천정부지로 끌어올렸다”며 “젊은 사람들이 대출에 대출을 끌어모아도 집을 사지 못하는 이런 게 도대체 여러분들 해방 이후에 이런 거 보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불법과 반칙과 특권의 달인”이라고 규정했다. 윤 후보는 “여러분 대장동 보셨죠. 거기서 김만배 일당이 3억5000만원 갖고 얼마 받아갔느냐. 1조 가까이 가져갔다”며 “그게 유능한 행정의 달인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한 번은 속을 수 있다”면서도 “두 번 세 번 속는다면 그건 우리가 바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후보는 주변 비리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제 주변과 측근의 부정부패에도 단호하게 읍참마속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연설 도중 “완벽한 승리를 이루겠다”며 주먹을 높이 들고 세 차례 흔들기도 했다.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을 국민의 이름으로 부산 시민의 이름으로 심판하자”고 말할 때는 강한 활력이 돌았다.
윤 후보는 연설을 마친 다음에도 손으로 2번 표시인 브이자를 만들고 팔을 치켜드는 등 시민들의 환호를 이끌어갔다. 또 무대를 돌면서 연설 전에 했던 어퍼컷 세리머니도 수 차례 반복했다. 그는 수 분 동안 시민들과 호흡을 이어갔다. 주최 측은 이날 유세 인원을 보행자 포함 1만명으로 집계했다.
앞서 윤 후보는 오전 9시 현충원 참배로 공식 선거 운동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현충원 방명록에 "순국선열이 지켜온 대한민국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랑스러운 나라 만들겠습니다"고 썼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와 같은 각오로 본격 선거운동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오전 10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유세 출정식을 치렀다. 이후 대전·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오는 ‘경부선 하행’ 유세를 펼쳤다.
윤 후보는 16일 광주에서 유세를 시작해 전주·청주·원주를 찾는다. 다음날은 경기도 안성에서 시작해 서울에서 유세를 마친다.
/부산=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