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으로 국내 러시아 펀드 설정액이 크게 감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수출 규제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 펀드 설정액(14일 기준)은 지난 6개월 전보다 269억 원 빠진 1544억 원이었다. 이는 3개월 대비 143억 원 감소한 수치다. 연초 이후로는 17억 원이 줄었다.
순자산 규모도 감소 중이다. 대표적인 러시아 펀드 중 하나인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증권투자신탁의 순자산은 3개월 전 504억 원에서 이번달 395억 원으로 109억 원 쪼그라들었다.
한화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 역시 3개월 전 466억 원에서 이번달 377억 원으로 총 89억 원 증발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한 두달간 지정학적 리스크로 러시아 증시가 좋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러시아 RTS는 14일 종가 기준 1426.099원으로, 전일 대비 약 3% 하락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유일 러시아 ETF인 KINDEX 러시아MSCI(합성)의 순자산은 지난 3개월 간 34억 원 가량 빠졌다. 러시아 산업의 50%이상이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기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성인 한국투자운용 ETF 전략부장은 “(에너지 수출에 집중된 러시아의 산업 구조 상) 미국의 수출 제재가 발생할 수 있는 정치 이슈가 나타나면 투자자가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며 “러시아와 미국 간 협상 정도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