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닷새째인 19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공세 강도를 높였다. 호남과 경기를 잇는 1박2일 유세를 통해 흔들리는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익산과 전주, 경기도 화성에서 집중유세를 진행했다. 전북과 경기는 당초 이 후보의 텃밭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윤 후보의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곳이다. 이에 선거 초반 세몰이를 통해 반등 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유세 내내 윤 후보와 강한 대립각을 세웠다. 윤 후보의 어퍼컷 퍼포먼스를 겨냥한 듯 코로나19를 격파하는 ‘부스터슛’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윤 후보의 방역수칙 위반 논란에 맞서 마스크는 벗었지만 2미터 거리두기는 지키는 ‘방역수칙 준수 유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화성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진행한 집중유세에서 “우리 모두로 합의된 규칙은 잘 지켜야 하고, 규칙을 어겨서 이익 볼 수 없고 규칙 지켜서 손해 볼 것 없는 게 공정한 세상”이라며 “이재명은 규칙을 지켰다. 비록 신천지의 역습을 당할지라도 공직자에게 부여된 책임을 다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 배치’ 공약을 겨냥해선 “남북관계도 어려운데 혹시 화성에다 사드를 설치할 줄도 모른다”면서 “선제타격을 한다고 겁을 주니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주가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고도 미사일은 수도권에 필요하지 않는다. 북한이 미쳤다고 고고도 미사일을 쏘겠느냐”며 “저고도는 우리가 최고의 시스템으로 다 막을 수 있는데, 왜 사드를 1조5000억원 씩이나 주고 설치하느냐. 국내 방위산업도 위험에 빠뜨린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주식투자 저평가되는 이유가 주가조작 때문”이라며 “누구는 주가조작을 해도 식구가 힘 센 사람이 있으니 봐주고, 계속 주가조작하고, 투기하고, 불법을 저지른다. 이런 세상을 용서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경제는 시장을 존중하고 창의·혁신하게 인프라 투자하고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을 혁신하고 기초과학과 첨단과학에 투자를 열심히 하면 살아난다”면서 “가만 놔두면 경제가 산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던데, 경제가 가만 놔둔다고 해서 어떻게 국제경쟁에서 이겨내겠냐”고 말하며 윤 후보의 경제 정책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회를 기회로 활용하는 건 평범한 데,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바보가 있다. 이런 사람은 절대 공직자로 만들면 안 된다”며 “진정한 실력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국정을 정확히 알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있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주술사가 지정하는 길이 아니라 국민이 지정할 길을 갈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누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것을 비난하는 국민의힘을 향해선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는 거냐’며 날선 반응 보였다. 이 후보는 전북 전주 전북대 구정문에서 진행한 집중유세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추경안이 처리된 것을 설명하며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태도냐.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워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이 죽어야 자기들에게 표가 오니 그런 것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적게라도 시작해야 한다. 부족하면 다음에 하면 되지 않느냐”면서 "3월 9일이 지나면 저 이재명이 추경이 아니라 특별 긴급재정명령을 해서라도 그간의 손실을 다 보전해놓겠다"고 말했다.
또한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를 언급하면서 “직선주로에선 순위가 안 바뀐다. 코너에서 바뀐다”며 “코너링을 잘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역전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기를 극복할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역 맞춤형 공약도 이어졌다. 전북에선 “영호남이 합쳐진 남부수도권을 만들어 대대적인 국가 투자를 하고, 재정권을 확보해 싱가포르처럼 하나의 독립된 경제단위 만들어야 한다”며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자치권과 재정역량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동탄 유세에서는 “도민 여러분이 이재명의 도정을 지켜보니 잘하고 확실히 체감 되는 성과도 있지 않았느냐”면서 “누군가는 경기지사가 대권가도의 무덤이라 했지만, (이제는) 꽃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분열과 증오가 아닌, 통합과 화해의 한마음으로 이 나라를 이끌겠다”면서 “이재명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나라로 가자”고 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