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초 출시한 ‘더 프리스타일’은 어디서든 간편하게 TV와 같은 화면을 띄울 수 있는 휴대용 프로젝터다. 그동안 출시됐던 프로젝터들은 대부분 두꺼운 전공 서적 2~3권 만한 크기의 묵직한 네모 박스 모양이었다. 하지만 더 프리스타일은 한 손으로 거뜬히 들고도 남는 830그램(g) 무게의 원통형 디자인이 돋보인다. 에코백에 쏙 넣어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며 여행이나 캠핑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어 보였다.
설치와 화면 조작도 매우 간편했다. 앞뒤 180도 회전이 가능해 적당한 높이의 평평한 바닥만 있으면 설치할 수 있다. 식탁 의자, 침대 협탁, 책장 등 집안 여기저기 올려봤는데 각도 조절이 손쉬워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천장에 쏘고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또 화면이 펼쳐지는 벽과의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운대로, 멀면 먼대로 기기가 자동으로 16대 9 비율을 유지한 채 초점을 맞추고 화면을 반듯하게 세팅했다. 덕분에 일일이 조정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었다. 보통 프로젝터는 설치할 때마다 달라진 환경에 맞춰 수동으로 화면 크기와 비뚤어진 모서리를 바로 잡느라 상당한 시간이 걸리곤 한다.
집에서 최대 100인치까지 커지는 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기자는 65인치 TV를 쓰고 있어서 이보다 35인치나 큰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거실 벽을 가득 채운 화면으로 영상을 보니 몰입감과 웅장함의 차원이 달랐다. 스피커 역시 조그만 기기 하나에서 나온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풍성한 음향이 제공됐다. 영화나 가수 공연 영상을 볼 때 이러한 강점이 극대화됐다. 더 프리스타일은 삼성 스마트TV에서 볼 수 있는 기본 콘텐츠도 지원된다.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TV 시청을 할 수 있고 유튜브, 넷플릭스, 티빙 등 각종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밝기였다. 조금이라도 빛이 있는 공간에서는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없었다. 낮 시간에는 암막 커튼을 쳐 밤과 같은 어두컴컴한 환경을 만들어야 했다. 또 화면 보정 기능이 매번 완벽하게 작동한 건 아니어서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홈 설정에 들어가 화면을 수동 조정할 수 있는데, 운영체제(OS) 최적화가 덜 된 탓인지 잦은 지연 현상으로 조작이 쉽지 않았다. 119만 원이라는 가격도 구매를 결정하는 데 진입장벽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타사 휴대용 프로젝터 가운데 100만 원을 넘는 경우는 찾기 힘든 만큼 가격 경쟁력은 약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