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부품 회사 비씨엔씨의 기업공개(IPO) 공모 열기가 뜨겁다. 이 회사는 당초 최대 1422억 원(공모가 1만 1500원)의 몸 값으로 코스닥 입성을 추진했는데, 기관 투자가들의 ‘사자’ 주문이 이어지면서 상장 시가총액이 1607억 원(공모가 1만 30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침체 된 주식 시장 분위기 속에서 거둔 수요예측 흥행에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03년 설립된 비씨엔씨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소모품 부품과 기능성 소재를 제조하는 회사다. 주력 제품은 ‘QD9’로, 합성쿼츠를 반도체 에칭(식각) 공정에 적합하도록 개발한 부품이다. 합성쿼츠는 천연쿼츠에 비해 수명이 길고 마이크로버블이 발생하지 않아 초미세공정이 필요한 반도체 생산 라인을 중심으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소재 국산화를 위해 자체 개발한 합성쿼츠 소재인 ‘QD9+’도 내놨다. 또 3D 낸드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인 ‘CD9’를 개발해 올 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실적도 개선세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매출 468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을 거뒀는데 2020년 3분기까지 실적은 매출(336억 원)과 영업이익(41억원)이다. 상장일 유통 물량이 24.18%로 적은 점도 청약 흥행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비씨엔씨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831대 1로 집계됐다. 지난 9~10일, 15~16일 각각 수요예측에 나서 부진했던 스톤브릿지벤처스(20대 1)·노을(31.5대 1) 등은 물론 기관 청약(10~11일)에 이어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17~18일)에서도 대흥행한 풍원정밀의 경쟁률 1556대 1도 훌쩍 뛰어 넘었다. 청약 참여 기관 수도 1649곳으로 풍원정밀(1690곳)과 비슷한 수준이다.
단순히 청약 참여 기관만 많았던 것은 아니다.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사실상 100%(미제시 1.3% 포함)가 희망 가격으로 희망 범위 상단(1만 1500원) 이상을 써냈으며, 일정 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고 의무 보유 확약을 제시한 기관 비율(수량 기준)도 23%에 달했다. 풍원정밀(11%)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깐깐하기로 소문난 외국 기관들의 수요예측 참여 내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공모가 상단 기준 1조 2861억 원(9893만 6000주)어치의 청약을 신청했는데 희망 가격으로 모두 공모가 상단 초과를 적어냈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을 넘어서더라도 공모주를 받고 싶다는 의사표시다.
공모가를 확정한 비씨엔씨는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주관사 NH투자증권(005940)을 앞세워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 나선다. 일반 투자자들에 배정된 공모주는 얼마나 될까. 비씨엔씨는 공모 주식 수의 30%인 75만 주(97억 5000만 원)를 일반에 배정했다.
50%를 균등 배정 방식으로, 나머지 50%를 비례 배정 방식으로 공모한다고 가정하면, 청약 건수가 37만 5000건을 넘지 않으면 청약 금액과 관계 없이 누구나 균등 배정으로 1주 이상을 받는다. 다만 지난주 일반 청약을 마친 풍원정밀 사례와 같이 청약 건수가 40만 건에 달한다면 37만 5000명은 균등 배정으로 1주를 받고, 나머지 2만 5000명은 균등 배정을 받지 못한다.
1억 400만 원을 들여 1만 6000주를 청약한 투자자는 어떨까. 단순 경쟁률이 1000대 1(비례 경쟁률 2000대 1)이면 8주의 비례 배정을 노릴 수 있고, 풍원정밀이 기록한 2200대 1(비례 경쟁률 4400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보인다면 3~4주의 비례 배정을 기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균등 배정으로 1주 씩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경쟁률이 1000대 1이면 9주를, 2200대 1일때는 최대 5주 가량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수 천만원을 들여 투자하는 경우 경쟁률이 단순 1000대 1이면, 1300만 원 어치를, 2000대 1인 경우 2600만 원 어치의 공모주를 청약해야 균등 배정 외 비례 배정으로 공모주 1주를 받아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