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2명 중 1명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과 관련해 “적폐가 있다면 수사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적절하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적절하다’는 응답이 51.8%로 과반이었다. “야권 대선 후보로서 정치 보복을 공언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은 41.1%로 두 입장 간 격차는 10.7%포인트였다. 모름·무응답은 7.1%였다.
앞서 윤 후보는 9일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전(前)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돼야죠”라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입장을 냈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에도 “(윤 후보의 사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발언으로 인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던 친문(親文) 세력이 이 후보로 결집하며 윤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윤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불쾌감을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에게 동조하는 유권자 비율이 오차 범위 밖에서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스윙 보터’로 분류되는 20대에서 윤 후보의 발언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61%로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20대 남성의 경우 72.1%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60대 이상에서도 ‘적절하다’는 응답은 57.8%에 달했다. 반면 40대(55.7%)와 50대(52.1%)에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더 많았다.
진영별 반응은 명확하게 갈렸다. 자신의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응답한 유권자들 중 75.6%는 윤 후보의 발언이 ‘적절하다’고 봤다.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20.3%였다. 중도층에서도 ‘적절하다(52.5%)’는 응답과 ‘부적절하다(43%)’는 응답이 전체 평균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반면 진보 유권자들은 25.5%만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부적절하다’는 의견은 70.2%에 달했다.
한편 윤 후보는 적폐 수사 발언이 부정부패에 대한 원론적 대응이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윤 후보는 최근 대부분의 유세 연설에서 “부정부패는 정치 보복의 문제가 아니다. 엉터리 프레임으로 위대한 국민을 현혹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89.9%), 유선(10.1%)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이며 응답률은 12.7%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