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늘어도 '성과급 잔치'…방만경영 손도 못대

['빚더미' 공기업]
◆공염불로 끝난 공기업 개혁




‘적폐 청산’을 기치로 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정작 임기 5년 동안 공기업의 방만 경영에는 칼을 대지 못했다.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사태로 ‘해체 수준’까지 언급됐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표적이다. 계속되는 적자에도 공기업 임원들은 억대 연봉과 성과급 잔치를 누리면서 공기업 개혁은 공염불로 끝날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LH 혁신 방안 주요 추진 성과’에 따르면 정부는 LH의 독점적·비핵심 기능 24개를 폐지·이관 또는 축소하고 이러한 기능 조정과 연계해 정원 1064명을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LH는 투기 사태로 물의를 빚었지만 지난 2020년 성과급 지급 대상 기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투기 사태로 윤리경영에서 최하 등급인 E 등급을 받았지만 해당 평가 항목의 배점이 100점 만점에 고작 3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공기업 경영 평가 배점은 100점 만점에 △경영 관리(55점) △주요 사업(45점) 등으로 구분된다. LH는 이외 나머지 항목에서 양호한 점수를 받아 결과적으로 C 등급을 받았다. 정부는 우선 임원들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고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급을 보류하기로 했지만 경영 평가가 공기업의 방만·비윤리적 경영을 방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공기업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성과급 잔치’도 이어지고 있다. 적자가 늘어나고 경영 상황이 악화하는 와중에도 임원들은 억대 연봉과 성과급을 여전히 챙겨가는 모습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요 공기업 제출 자료와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6개 공기업 임원(상근 179명)은 한 사람당 평균 4675만 원의 성과급을 챙겼다. 이런 와중에 36개 공기업의 부채는 전년보다 총 11조 8356억 원 증가해 470조 원을 넘었고 당기순익은 2조 920억 원 감소한 2067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2조 284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한국석유공사는 사장과 상임감사에게 각각 2234만 원, 303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대한석탄공사도 임원들에 대해 1000만~3700만 원 수준의 성과급을 책정했다. 이들 공기업은 모두 자본잠식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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