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즉각 제재' 거부당하고 푸틴은 투명인간 취급…우크라 대통령의 굴욕

뮌헨 안보회의서 '제재안' 불발
'회동 제안'엔 푸틴 모르쇠 일관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뮌헨안보회의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목전에 다가왔지만 정작 분쟁의 당사자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위상은 초라하다. 미국 등 서방에 러시아에 대한 사전 제재를 외쳤지만 ‘안 된다’는 대답이 이내 돌아왔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젤렌스키의 회동 요구에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진행된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무엇을 기다리는가. 경제가 붕괴하고 (우크라이나) 영토가 점령된 뒤 당신들의 제재는 필요없다”며 “지금 러시아를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상태에서 서방이 러시아와 모종의 ‘이면 합의’를 해서는 안 된다”며 경계했다.


하지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제제할 준비가 잘 돼 있다”며 ‘당장 제재해달라’는 젤렌스키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미국 백악관도 “러시아의 침공시 신속하고 가혹한 경제적 조치를 설명했다”고 밝혀 젤렌스키와 온도차를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서도 괄시를 받고 있다. 그가 올 초부터 제안한 직접 회동 요구에 대해서도 푸틴 대통령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젤렌스키는 뮌헨안보회의에서 “나는 우리가 만나기를 제안한다. 러시아가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피드백은 전혀 없다.



19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하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연합뉴스

최수문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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