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서는 늘 여러 별이 뜨고 진다. 20일 폐막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새 강자들이 등장해 빛을 발산했는가 하면 최강의 지위를 풍미하던 스타들이 세월의 흐름을 절감하며 씁쓸하게 대회를 마감하기도 했다.
남자 바이애슬론의 요하네스 보에(노르웨이)는 20년 만의 올림픽 4관왕으로 우뚝 섰다. 남자 10㎞ 스프린트, 30㎞ 계주, 24㎞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가장 마지막에 열린 남자 15㎞ 매스스타트에서도 우승해 4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아 새로운 ‘바이애슬론 황제’에 등극했다. 20㎞ 개인에서 동메달도 보탠 그는 지난 2018년 평창 대회까지 포함해 총 8개(금 5·은 2·동 1)의 메달을 수집했다. 29세인 보에는 같은 나라 선배인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4관왕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의 13개 메달 기록(금 8·은 4·동 1)에 도전할 발판도 만들었다. 비에른달렌은 44세에 은퇴했다.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에일린 구(중국명 구아이링)는 개최국 중국의 동계 스포츠 최고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태생이지만 2019년부터 중국 국가대표로 뛰었다. 중국 내 인기에 힘입어 가장 핫한 광고 모델로 부상한 에일린 구는 이번 대회 프리스타일스키 여자 빅에어와 하프파이프에서 2관왕에 올랐고 슬로프스타일에서 은메달을 곁들였다.
남자 피겨 싱글에서는 신성 가기야마 유마가 존재감을 알렸다. 가기야마는 최고 스타인 하뉴 유즈루, 우노 쇼마(이상 일본)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하뉴(4위)와 우노(동메달)를 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는 소치·평창 대회에서 잇따라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히라노 아유무(일본)가 2전 3기 끝에 우승해 숀 화이트(미국)로부터 왕좌를 물려받았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평창에서 세 차례나 금메달을 따낸 화이트는 이번 대회를 4위로 마친 뒤 은퇴를 예고했다.
알파인스키 5개 개인 종목에 모두 출전한 ‘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은 ‘노메달’로 체면을 구겼다. 대회전·회전·복합에서 실격했고 슈퍼대회전과 활강에서는 각각 9위와 18위에 머물렀다. 현역 선수 중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73회)을 보유한 시프린은 소치(금 1), 평창(금 1·은 1)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다관왕을 노렸으나 마지막 날 혼성 단체전에서 미국이 4위를 기록하면서 메달을 만지지 못했다.
평창 대회에서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을 따내 아시아인 첫 올림픽 썰매 메달리스트가 된 윤성빈(강원도청)은 12위로 마무리했다. 평창에서 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을 획득했던 일본 빙속 단거리 스타 고다이라 나오(36)는 여자 500m 17위, 1000m 10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