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이 만난 사람] 김헌동 SH 사장 "임대주택 사업에 정부 재정지원 절실…재산·종부세 면제도 필요"

[서경이 만난 사람]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최근 3년간 종부·재산세만 2200억 납부
낮은 임대료로 공익 사업하는데 부담 커

[서경이만난사람]김헌동 SH공사 사장. 오승현 기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SH가 1000만 서울 시민의 주거 복지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SH의 임대주택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것과 관련해 면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 사장은 “SH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료를 받고 공익적인 일을 하는 공기업인데 여기에 재산세와 종부세를 물리다 보니 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SH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담한 종부세와 재산세만 2200억 원이 넘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종부세의 주택분 세율이 3.2%에서 6%로 높아지면서 전년 대비 무려 173.4% 늘어난 462억 원을 종부세로 납부했다. 재산세는 33.4% 증가한 603억 원을 냈다.


그는 또 “SH의 경우 임대료를 시세의 20~30%밖에 받지 않고 있는데 임대주택 운영을 위한 수선유지비 또한 지원되지 않아 운영 손실이 연간 4000억 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며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운영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SH는 공공주택을 분양하고 거둔 30%대의 수익을 임대주택 수선유지비 등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사장은 정부가 임대주택 재정 지원으로 임대주택 건설 사업비의 30%를 부담하고 있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부의 30% 기준은 지방과 서울의 토지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전국 평균 기준”이라면서 “SH가 건설하는 임대주택의 경우 정부 재정 지원은 실질적으로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도시기금 및 임대 보증금으로 추가 재원 조달을 해도 자금이 부족해 SH가 자체적으로 21~38% 수준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 재정 지원 비율인 30%가 준수되도록 서울의 토지비 수준이 반영된 실투입 건설비의 30% 수준으로 지원받는 것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김 사장은 SH의 자산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땅·건물 등 자산 규모를 파악하고 있고, 다음 달 중에는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회사는 서울 시민의 것인데, 당연히 시민들이 SH의 자산이 얼마인지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급등하면서 SH가 보유한 15만 가구의 공공주택을 비롯한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 그는 “SH는 20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을 2007년부터 지금까지 3만여 가구를 공급해왔는데 건축비와 토지비를 더한 원가가 가구당 2억 원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 시세로 하면 10억 원이 넘고 공시가격으로 계산해도 5억~6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전세주택의 전세 보증금이 주변 시세의 40~60%인 3억 원 수준인데 이미 투입한 금액 이상을 SH가 보증금으로 받아서 무이자로 쓰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 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양질의 공공주택을 많이 건설하는 등 본연의 역할을 꾸준히 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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