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가 결렬된 가운데,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기 3시간여 전에 있었던 두 후보의 통화 내용을 놓고 양측에서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것이 단일화 결렬의 책임론으로까지 연결되면서 양측간 진실공방 양상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21일 양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후보는 지난 20일 오전 9시 30분께 안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바로 받지 않았고 이후 30분 뒤 안 후보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국민의당 유세차 사고와 관련해 위로 인사를 전한 뒤 "물밑에서 이야기가 이 정도 오갔으니 이제 후보 둘이 만나자"고 제안했다.
윤 후보가 '후보 간 만남'을 제안한 사실 자체는 양당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다만 이후 안 후보의 반응을 놓고는 양측의 이야기가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둘이 만나는 것보다는 실무자를 정해 확실히 한 뒤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윤 후보가 "실무 담당자를 정해 연락을 달라. 그러면 우리도 정하겠다"고 했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만나자는 윤 후보에게 "제가 그전에 제안했던 내용에 대해 먼저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윤 후보가 재차 만나자고 제안하자, 안 후보가 "그전에 실무자들끼리 만나 큰 방향을 정한 다음에 후보 간 만났어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설명이다.
양쪽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발언을 '실무자를 통한 사전 협의'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해석했고, 통화 전날 이미 완주 의지를 굳혔던 안 후보는 '이미 늦었다'는 취지에서 '실무자' 발언을 꺼냈던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통화를 마치고서 이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 오후 1시 30분 회견 전 윤 후보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설명이다. 국민의당 측에선 세부 문자 내용도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안 후보는 문자에서 "윤 후보님. 저의 야권 단일화 제안 이후 일주일 동안 오랜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거나 실무자간 대화를 지금 시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잠시 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저의 길을 굳건히 가겠다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 후보 측에선 이 문자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기자회견 전에 완주 의지를 미리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측이 구체적인 통화 내용뿐 아니라 문자 여부를 놓고도 상반된 입장을 보임에 따라 당분간 양측의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