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물류까지 막은 택배노조.. "막대한 배송 차질"

노조원들 곤지암 허브 점거 시도
4시간동안 출차 방해로 택배 지연
CJ측 "소상공인 등 심각한 피해"
업무방해·퇴거명령 가처분 신청

22일 택배노조가 불법으로 CJ대한통운 곤지암메가허브에 진입해 출차를 막아서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 제공=CJ대한통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원 120여 명이 2500만 수도권 물류를 담당하는 CJ대한통운의 곤지암메가허브의 출차를 막고 지연시켜 수도권 택배 배송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택배노조의 출차 방해로 배송 지연 물량만 수십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주문한 제품을 기다리는 가정뿐 아니라 자재 등을 기다리는 소상공인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CJ대한통운은 노조의 본사 점거를 중단시켜 달라는 취지의 방해금지 가처분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


22일 택배노조원 120여 명은 CJ대한통운 곤지함메가허브 진입을 시도했다. CJ대한통운 본사 점거에 이어 국내 최대 물류 허브 점거를 노린 셈이다. 다행히 보안 인력과 경찰이 출동해 진입을 막아섰지만 택배노조는 해산하지 않고 입구를 막아 100여 대의 택배차량 출차를 방해했다. 오전 7시부터 이어진 출차 방해는 오전 11시께 종료됐다.


4시간가량 이어진 택배노조의 출차 방해로 배송에 차질이 생긴 물량은 수십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화요일은 배달 물량이 가장 많은 날”이라며 “4시간 가까이 출차가 늦어져 오늘 배송할 물량 중 일부분은 내일 지연 배송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택배노조는 새벽부터 택배 분류 작업을 끝내고 돌아가는 아르바이트생들의 통근 버스까지 막아서는 횡포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곤지암은 막히면 전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핵심 시설로 이곳에 대한 점거 및 출차 방해는 국민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곤지암메가허브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하루에 처리되는 배송 물량만 250만 개에 달한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곤지암메가허브는 대한민국 택배의 핵심 인프라로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공익시설”이라며 “물량이 가장 많은 화요일 출차 방해와 진입 시도는 택배 서비스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옴으로써 국민 생활과 소상공인 생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CJ대한통운택배 대리점연합도 “오전 7시 발생한 택배노조 조합원이 CJ대한통운 곤지암허브 무단 진입을 시도하고, 진입에 실패하자 입구를 막고 간선 출차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로 전국 택배 종사자의 업무가 상당히 지연되게 됐다”며 “택배 종사자와 국민을 위협하는 택배노조의 불법 행위를 강력 규탄한다”고 꼬집었다.


택배노조는 지난 21일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를 일부 완화하며 대화의 제스처를 취하는 듯하다가 이날 다시 곤지암메가허브 점거를 시도하면서 택배 파업이 더욱 강 대 강 대치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리점연합은 택배노조의 파업 수위가 점차 높아지자 쟁의권이 없음에도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 대해 계약 해지라는 맞대응을 펼쳤다. 대리점연합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 대리점 6~7개와 강원 지역 대리점 9개 소속 택배 기사 중 쟁의권 없이 총파업에 참여한 80여 명에게 업무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계약 불이행에 따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택배 업계 관계자는 “국민 여론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택배노조가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파업의 수위만 높이고 있다”며 “피해를 받고 있는 대리점주들 역시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택배노조가 본사 1층 로비 점거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업무 방해 행위를 금지하고 퇴거를 명령해 달라는 취지의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심문은 23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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