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대한 수면내시경을 진행하던 한 내과 의사가 이 과정에서 전자담배를 피운 사실이 드러나 벌금을 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해당 영상을 입수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한 내과의원 원장은 잠든 환자의 위장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면서 전자담배를 피웠다.

영상을 보면 병원장은 왼손으로 내시경을 잡고 오른손에는 전자담배를 쥔 채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중간중간 전자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이 영상은 병원장과 함께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 직원 A씨가 지난해 3월 촬영해 최근 보건 당국과 언론에 제보한 것으로 A씨는 "병원에서 일하는 1년 동안 원장의 흡연을 계속 목격했다"며 "원장의 호흡을 통해 담배 연기가 환자의 얼굴로 뿜어지는 몰상식한 의료행위가 벌어졌다. 병실 내 흡연은 자칫 환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원장의 병실 흡연은 내가 일하기 전부터 더 오래됐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병실이 환기도 잘 안돼 담배 연기의 찌든 냄새가 진동하기도 했다.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병원장도 병실에서 흡연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의료인으로서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해 잘못한 행위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병원장은 연합뉴스에 "금연하기 위해 전자담배를 피웠다"며 "어쨌건 전자담배를 피웠다는 자체는 잘못했다. 지금은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병원장은 '병실 흡연 행위가 오래됐다는 지적'을 두고는 "예전에는 전자담배를 피운 적이 거의 없다"며 "A씨와 업무적으로 수개월간 불화가 생긴 게 전자담배를 꺼내 문 주요 이유다. A씨가 떠난 후에는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장은 지난 15일 병실 흡연과 관련, 보건 당국으로부터 8만원의 벌금을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의사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비해 처벌 수준이 너무 약하다고 보고 전날 성남시청에도 관련 내용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소 관계자는 "의료법상 진료행위 중 흡연과 음주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금연건물인 병원에서의 흡연에 대해 벌금을 부과했다"면서 "내년 9월부터 병실 내 CC(폐쇄회로)TV 설치가 의무화하면 이런 비윤리적인 행위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더불어 그는 "만약 흡연으로 인해 환자의 건강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민·형사 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