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옥석 가리기’ …입지따라 명암 극명히 갈린다

서울 영등포동 57가구 모집에
1.1만명 몰려 경쟁률 199.7대1
인천 송도에선 1순위 마감 실패
수도권 외곽은 일부 미분양까지
대출 규제 등에 청약 열기 식어
시장 혼조세 당분간 이어질듯


수도권 청약 경쟁률이 전체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입지별로 흥행의 성패가 갈리는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주 서울 분양 단지에서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세 자릿수에 달했지만 인천 송도에서는 주택형 과반이 1순위 마감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경기 평택시의 주요 분양 단지에서는 미달 물량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 강화된 대출 규제와 최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을 꺼리면서 이 같은 시장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2일 집계 기준 이달 수도권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4 대 1로 지난달 기록한 17.8 대 1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연간 경쟁률은 31.0 대 1이었다. 전국 평균 경쟁률 역시 지난해 19.8 대 1에서 올해 1월 15.8 대 1, 2월 9.5 대 1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 분양 단지들의 성적은 입지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 2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는 총 57가구 모집에 1만 1385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199.7 대 1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전용 면적이 49~59㎡ 등 중소형 위주이고 규모 또한 156가구로 비교적 작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역세권인 데다 59㎡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6억 7100만 원으로 인근 시세에 비해 크게 낮아 관심을 모았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1순위 마감에 실패한 단지가 또 나왔다. 22일 1순위 청약 접수를 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는 8개 주택형 중 5개가 1순위 마감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달 초 분양에서 주택형 과반이 1순위 마감 기준을 채우지 못했던 ‘송도 럭스 오션 SK뷰’의 전용 84㎡ 최고가가 9억 원을 넘은 반면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의 경우 전용 84㎡ 최고가가 8억 9900만 원으로 중도금 대출에도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청약 성적이 저조하게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송도와 같은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도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이 쉽지 않아졌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외곽 지역의 경우 1순위 마감 실패를 넘어 일부 주택형에서 미달까지 발생하고 있다. 22일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을 받은 경기 평택시 동삭세교지구 ‘지제역 푸르지오 엘리아츠’ 84㎡B는 5가구가 미달됐다. 단지 인근 지역은 수서고속철도(SRT)를 통해 서울 접근이 용이한 평택지제역을 이용할 수 있어 지난해까지는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지제 더샵 센트럴파크’의 경우 전 주택형이 1순위 해당 지역 마감된 바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단지가 평택지제역 근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 결과는 이례적”이라며 “시장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단지와 입지별로 결과가 갈리며 청약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하면서 전체적으로 경쟁률이 하락하고 외곽 단지일수록 청약자를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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