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를 찾아 “저나 국민의힘이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김대중 정신에 가깝다”고 말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계열 정당 대선 후보 최초로 김 전 대통령 생가까지 방문하며 ‘반(反)이재명’ 표심을 공략했다.
윤 후보는 이날 목포역 동부광장 유세 연설에서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경제·정치를 봤지 않느냐”며 “김대중 대통령 DNA가 담긴 그런 민주당이 맞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금 민주당의 노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한 김 전 대통령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나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김대중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구성하고 있는 주역들”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을 ‘상식 있는 위대한 국민들과 부패한 이재명의 민주당의 대결’로 규정하고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부패 세력을 확실하게 단죄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후보는 이후 신안군 하의도의 김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1시간 40분 배를 타고 들어가는 강행군이다. 앞서 목포의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과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한 데 이어 생가까지 간 것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 대선 후보가 김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의 이런 행보는 중도층뿐 아니라 친노·친문 중 ‘반이재명’인 사람들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유세 연설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과는 다르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구분 짓기에 성공하면 선거 막판 진보 진영의 표심 결집을 일부 차단할 수 있다.
윤 후보는 전북 정읍의 동학농민혁명운동기념관을 찾은 자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부정부패 척결 의지도 재차 천명했다. 그는 방명록에 “권력의 부정부패에 항거하면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일깨운 동학혁명의 정신”이라고 썼다.
윤 후보는 이날 투표를 시작한 재외국민을 향한 구애 메시지도 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 국제사회에서의 활발한 스킨십과 당당한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올리겠다”며 “동포 여러분의 뿌리가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