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이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사진)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오는 2030년 전기자동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높이는 등 전기차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이다. ‘대어급 IPO’가 될 것이라는 평가 속에 최근 긴축 우려로 침체됐던 유럽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주사인 포르쉐오토모빌홀딩스와 포르쉐 IPO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폭스바겐은 포르쉐 지분 약 25%를 유동화해 최소 200억 유로(약 27조 원)를 조달할 계획이며 그 금액은 800억~900억 유로로 불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IPO는 폭스바겐 경영진과 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최종 결정된다. 이사회는 다음 달로 예정된 회의를 앞당기려 할 정도로 IPO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번 IPO가 “최근 몇 년 새 독일의 가장 큰 IPO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스바겐은 IPO로 조달한 자금을 전기차 전환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2월 전기차 부문 투자액을 기존 350억 유로에서 520억 유로로 늘렸으며 지난해 약 5.1%에 그쳤던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유럽에서만 총 6개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해 공장 건설과 배터리 원자재 확보를 위한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세계 각국이 통화 긴축 정책을 추진하며 침체됐던 유럽 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포르쉐가 상장되면 “유럽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이를 계기로 지정학적 긴장과 긴축으로 급격히 둔화한 유럽 IPO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