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3% 물가 전망한 한은, 금리 인상 페달 계속 밟는다

국제유가 상승에 환율 오르며 물가 들썩
물가 전망치 2.0%에서 3.1%로 대폭 조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에서 3.1%로 무려 1.1%포인트나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인플레이션 경고음을 크게 울렸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3.0%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은이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되는데 물가는 크게 오를 것으로 본 만큼 이날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향후 인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24일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각각 3.1%, 2.0%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2.0%, 1.7%였다. 한은이 3%대 물가를 전망한 것은 2012년 4월(3.2%)이 마지막이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3.0%, 내년 2.5%를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석유류·에너지 일부 품목에서 외식 물가 등 근원물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승률 자체로는 2008년과 2011년보다 낮지만 확산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 한은이 발표한 3.1%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올해 물가 상승률이 2%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으면서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연달아 영향을 받는 만큼 소비자물가도 큰 폭 상승할 것으로 본 셈이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지만 물가 전망치를 높여 잡은 만큼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월 기대인플레이션은 2.7%로 전월 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을 근거로 기업의 제품 가격 인상이나 노사 임금 협상이 이뤄지면 이로 인해 다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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