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프로님 레슨은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집중하게 된다’. 제가 들어본 최고의 칭찬이에요.”
박진이(26)는 골프가 대세가 된 요즘 가장 각광받는 레슨 프로 중 한 명이다. 골프 케이블 채널의 레슨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각종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골프 의류·아이템의 홍보 모델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만난 박진이는 “정신 차리고 보면 카메라를 보고 말하고 있고, 또 어디에 가서 일하고 있고, 대략 이런 생활의 연속”이라며 웃었다. 레슨 프로로 전향한 지 4년째. 올해는 새로운 목표가 하나 생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달 초까지 2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겨울 훈련을 다녀올 정도로 ‘진심’이다.
박진이는 “투어 대회만이 주는 긴장감 속에서 나를 테스트해보고 싶다. 현역 선수와 경기할 때 내가 어느 정도일지도 궁금하다”며 “더 늦으면 도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 체력과 쇼트 게임, 실전 감각이 관건인데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이는 2018년까지 KLPGA 투어 선수로 활동했다. 주로 드림(2부) 투어를 뛰며 2017년 한 대회에서는 준우승도 했다. 5차 연장까지 간 뒤 우승 문턱에서 돌아섰다. 그때 우승했다면 어땠을까. 박진이는 “우승을 놓친 것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지만 우승을 했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쪽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고 자신 있어서 옮긴 거라 우승했어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소현’에서 이름을 바꾼 것도 새로운 진로에 뛰어든 2019년이다. 꿈에 할아버지가 나타나 불러준 이름이 ‘진이’였다고. 투어를 뛸 때는 동명이인이 많아 등록명이 ‘박소현2’였다.
박세리와 동향(대전)이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박진이는 “박세리 프로님이 담력 키우려 공동묘지에 가서 훈련했다는 헛소문을 믿고 따라한 적이 있다. ‘맨발 투혼’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선크림도 안 바르고 훈련하다 화상을 입기도 했다”고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올해는 레슨도 레슨이지만 스킬과 퍼포먼스 쪽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직 실력이 있구나’ ‘녹슬지 않았구나’ 같은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박진이는 독자를 위한 ‘슬라이스 퇴치’ 팁도 알려줬다. 어드레스 때 타깃 방향을 향하게 마련인 왼쪽 손등을 오른쪽으로 돌려 잡아주면 임팩트 때 헤드가 열려 맞는 현상이 사라진다. 슬라이스가 나는 또 하나의 원인인 아웃-인 궤도는 오른쪽 골반과 어깨를 미리 돌려준 상태로 백 스윙을 시작하면 금세 고칠 수 있다. 이러면 다운 스윙 때 손과 헤드가 지나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기 때문에 이상적인 인-아웃 궤도가 만들어진다. 서울경제GOLF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 박진이의 인터뷰와 ‘필살 레슨’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