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9원 가까이 치솟으며 1200원을 넘어섰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원 80전 오른 1202원 4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7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1원 50전 오른 1195원 10전으로 출발해 1197원대 사이에서 제한적 등락을 반복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진 오전 11시 50분께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5분 만에 1200원까지 올랐다. 장중 한때 환율은 1203원 50전까지 치솟으면서 이날 저점과 고점 간 격차는 9원 50전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을 외교적 해법으로 풀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던 와중에 갑작스러운 침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한층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3개월 이상 장기전·전면전으로 확산하는 시나리오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1250원 내외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1bp(1bp=0.01%포인트) 떨어진 연 2.226%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금리는 오전만 해도 간밤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세를 반영해 연중 최고치인 2.366%까지 뛰어올랐지만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며 상승 폭을 줄여나갔다. 오후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 등이 추가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내림세로 돌아섰다.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의 상승을 뜻한다. 5년물 국채금리는 9.9bp 하락한 연 2.423%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연 2.624%로 전장보다 9.8bp 하락했다. 20년물 역시 연 2.621%로 9.0bp 내리는 등 전 구간이 하락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발 전쟁 현실화가 크레디트물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뚜렷하게 만들어 당분간은 단기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