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035720) 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승객을 골라태웠다고 지적한 서울시 조사 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24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 T 플랫폼은 장거리, 단거리 콜을 가려서 기사님들께 전달하거나 장거리 콜 손님을 우선 매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시는 ‘앱택시 이용 관련 현장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평일 야간 단거리 호출 성공률(23%)이 장거리(54%)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플랫폼 택시가 승객을 골라태우는 정황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골라잡기 현상은 플랫폼이 아닌 기사 행태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수요공급 불일치가 심화되는 피크시간대에 기사들이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콜을 골라잡는 게 오랜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지적이다. 카카오 측은 “특히 조사 대상이 된 아침 첨두(07시~09시), 점심 첨두(17:30~19:30), 밤(21시~23시) 시간대는 대표적인 피크시간대"라며 “해당 시간대에는 택시 공급량 대비 수요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사님들이 수익이 좋은 콜을 골라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된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시가 제안한 ‘목적지 미표기’ 방식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목적지를 표기하지 않을 시 오히려 기사들이 앱 호출 자체를 외면해 승객 불편만 가중될 수 있다는 논리다. 카카오 측은 “서울시가 1대 주주로 있는 민간 기업 티머니에서 지브로, S택시 등의 택시앱을 개발해 목적지 미표시 방식으로 운영했으나, 택시 기사들이 앱을 꺼 놓거나 사용하지 않으면서 서비스가 지속되지 못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2018년 스마트호출을 도입하며 목적지 미표시 방식을 도입한 바 있으나, 기사들의 호출 수락률이 크게 떨어져 승객들이 크게 불편을 겪은 바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어 가맹택시인 ‘카카오 T 블루’는 오히려 일반 택시의 승차거부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카카오 측은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가맹택시에 장거리(31.1%) 보다 단거리 호출에 대해 배차 된 비율(46.2%)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일반 택시가 비선호하는 단거리 호출 건에 대해 가맹 택시 기사들이 승차거부 없이 운행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오히려 가맹택시가 비선호콜을 수행하며 이용자들의 이동의 불편을 해소해 왔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는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중 약 39%는 일반택시가 아닌 가맹택시(카카오T블루)가 배차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카카오 측이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시의 조사 방식과 표본수 한계로 인해 조사 결과가 실제 택시 운행 트렌드를 정확하게 반영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11월 카카오택시 841대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카카오 측은 “해당 조사 기간(지난해 10월~11월)에는 서울시에서 호출 영업 포함 전체 약 1700만 건 이상의 운행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되나, 본 조사에서는 0.005%에 불과한 총 841건의 호출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며 “표본수의 한계로 인해 오차범위가 다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