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가 촤악으로 치달으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향후 미국 등 서방의 금융 제재로 러시아에서 달러화 대신 우방인 중국 위안화가 더욱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다.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0.05% 내린 6.328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 2018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날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6.3095위안까지 떨어졌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하락은 위안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과 러시아 간 신냉전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위안화 가치가 오른 것은 아이러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서방의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가 달러화 대신 위안화를 더욱 많이 필요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중 위안화 표시 비중은 13.1%로 주요국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비해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은 16.4%에 그쳤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이후 외환보유액 배분을 다변화하면서 위안화 보유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이 주요2개국(G2)의 위상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위안화가 ‘위험자산’이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는 희망도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증권일보는 “위안화 자산은 유동성·안전성·수익성 등을 두루 갖춰 위험 회피 자산으로서 환영을 받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올해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 크게 늘어난 수출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덩달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향후 위안화 가치가 갑자기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예상도 나온다.
최수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