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TV토론에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정의당 뒤통수를 쳤다”고 지적했고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먼저 했다”고 맞받았다.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초청 2차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민주당의 정치개혁안을 언급하면서 “이런 중요한 개헌 담론들이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이렇게 전격적으로 제안 돼 정권교체라는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정치교체라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는 선거전략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번(총선)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정의당의 협조를 받아서 해놓고서 바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우리 정의당을 뒤통수치고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위성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이 먼저 시작해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따라 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 먼저 시작한 것을 저는 사과드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먼저 위성정당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하실 의향 없느냐”고 압박했다. 윤 후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또는 미래한국당에서는 반대했는데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였다”며 “우리는 이것을 무력화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만든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반격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위성정당 문제는 법이 고쳐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안하면 된다”며 “법 개정 상관 없이 위성정당 안한다고 원칙에 어긋나고 위헌적인 거라고 결의할 수 있는데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거대 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대응 차원에서 안할 수 없다. 그래서 입법으로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버텼다. 그러자 윤 후보는 “(민주당 위성정당은) 정치 신의에도 반하고 정의당과 약속에도 위배되는 것이었다”고 재차 비판했다.
네 후보는 다당제를 위한 중대선거구제 개편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심 후보는 사회자 공통질문인 권력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 “승자독식 사회를 이끈 35년 양당체제,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며 “선거제 개혁으로 5천만을 골고루 대변하는 국회를 만들고 다당제 하에 책임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거대 양당이 아니라 다당제가 가능한, 그래서 민심의 구조 그대로 국회 의석이 가능한 제도로 국회의원 선거제를 바꿔야 한다”며 “중대선거구제도 있고 비례대표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 심·안 후보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국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를 개혁해서 제3의 선택이 가능하게 해야 된다는 걸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정치 개혁에서 개헌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제도의 개혁”이라며 “개인적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오랫동안 정치 하기 전부터 선호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중대선거구제는 법 개정 이전이라도 의원들이 결의하면 바로 된다”고 요구했다. 이 후보는 “기초의원 2인 선거구제 문제는 법에서 못하게 하는 예외 규정을 없애야 해서 민주당 혼자서 못한다”며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