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단일화 일지 제목 '정리해서 못만나면 깐다'?…"덮어쓰기 해프닝"

국민의힘, 파일 숨긴 뒤 새로 제공
기존 표 양식 파일에 덮어썼단 설명

27일 국민의힘이 공개한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협상 경과 파일 제목이 ‘정리해서 못만나면 깐다’로 나와 있다. 국민의힘은 이후 해당 파일을 비공개 처리한 뒤 새 파일을 제공했다./자료=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협상 경과를 담은 PDF 파일의 제목이 ‘정리해서 못만나면 깐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민의힘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제공한 ‘단일화 협상 경과’ PDF 파일의 속성을 보니 제목이 ‘정리해서 못만나면 깐다’로 나왔다. 이 파일에는 지난 2월7일부터 이날까지의 협상 경과가 담겼다. 국민의힘은기존에 올린 파일을 비공개 처리한 뒤 오후 3시48분께 새 파일을 올렸다. 새 파일에는 제목 부분이 없었다.


이에 파일 작성자가 ‘단일화 협상 내용을 정리해놓았다가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못 만나면 그간의 협상 경과를 다 까발리겠다’는 의미로 제목을 단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문서 작성자가 일지 작성 시간이 촉박해 표 양식이 들어 있던 기존 파일에 덮어쓰기를 하면서 발생한 우연이자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파일은 2017년8월3일에 최초 작성된 문서라고 한다. 제목에는 문서 최초 작성 시 첫 문장이 적용된다고 한다. 즉 2017년 해당 문서 최초 작성자가 문서 첫 문장으로 ‘정리해서 못만나면 깐다’고 쓴 것이 하필 지금 상황과 유사해 오해 소지를 주었다는 해명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로그 파일이라도 분석해서 실제 하드웨어 안에 깔려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며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오후 1시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타깝게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며 “지금이라도 안 후보께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신다면 제가 지방을 가는 중이라도 언제든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고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안 후보와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다”며 “어제 최종 합의를 이뤄서 회동 일정만 조율 남은 상태였는데 다시 저녁에 그동안 완주의사 표명해 온 안 후보가 철회 명분 조금 더 제공해달라는 요청있어서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 정중한 태도 보여드리겠다고 제안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성형주 기자

윤 후보는 “그러나 거기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고 그 후 안 후보가 목포롤 출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양측 대리인들이 또 다시 새벽 0시 40분부터 4시40분까지 협의 진행했고 양쪽 후보의 회동을 어떻게 할건지 협의를 진행한 것”이라며 “제가 안 후보측으로 부터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안 후보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해달라 이런 요청하셨고 저는 이를 수락했다. 저는 양측 대리인들 아침 7시까지 회동 여부, 시간, 장소 협의했다”고도 했다.


단일화 협상에서 안 후보가 제안한 국민 여론조사 방식이 논의됐는지에 대한 질의엔 “실제로 전권 대리인들 사이에 단일화 협의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얘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며 “또 여론조사 방식을 역선택 막고 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그 논의도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오후 4시께 전남 여수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전해온 내용 듣고 그 내용이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게 다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어떤 말을 들었다. 그 말은 한 번 이야기를 해보자는 제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도대체 어떤 말을 저희한테 할 것인지 대해 이태규 의원(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나가서 이야기 듣기로 했다”며 “전권 대사 이런 개념은 저희들은 없다. 그 말 듣고 나서 저희끼리 논의한 끝에 한 번 결론 내자 이 정도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결렬의 원인으로 자신이 제안한 국민경선이 다뤄지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그는 “저는 국민경선을 주장했다. 그런데 국민경선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 표명도 없었다”며 “왜 안 받겠다 왜 받겠다, 또는 받겠다 안 받겠다 말 자체가 없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어떤 방법 있는가 이야기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 테이블에 저희가 올렸는데 없었다는 건 그건 협상 상대자로서 도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안 후보는 기자들이 ‘국민경선 해도 단일화 여지는 없느냐’고 묻자 “협상에 대해 시한 종료했다 선언했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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