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양심들' 러 침략 반대 성명 발표…2시간 만에 뭇매 맞고 삭제

중국 인터넷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의의 전쟁'이라고 정면 비판한 중국 역사학자들. 왼쪽부터 쑨장 난징대 교수, 왕리신 베이징대 교수, 중웨이민 칭화대 교수/연합뉴스

중국의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의의 전쟁'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누리꾼들에게 일방적 비난을 받아 두 시간만에 삭제했다.


27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날 저녁 6시(현지시간) 무렵 쑨장(孫江) 난징대 역사학과 교수의 위챗(微信) 계정에 러시아 침공을 비판하는 성명이 게재됐다. 해당 성명에는 쑨 교수, 왕리신(王立新) 베이징대 교수, 쉬궈치(徐國琦) 홍콩대 교수, 중웨이민(仲偉民) 칭화대 교수, 천옌(陳雁) 푸단대 교수 등 모두 5명의 저명한 역사학자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핵무기를 보유한 대국인 러시아가 힘이 약한 형제국인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대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전쟁으로 유린당한 경험을 가진 국가로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인민의 고통을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발동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인민의 국가 보위 행동을 지지한다"며 "러시아 정부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중단하고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도록 강력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평화는 사람들의 갈망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불의의 전쟁에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끝맺었다.


그러나 웨이보(微博) 등 중국 인터넷서는 '국가의 입장에 어긋난다', '교육계의 수치다', '다섯 마리 쥐가 중화(中華)에 소동을 일으킨다'는 등의 원색적 비난이 들끓었다. 우방인 러시아를 지지하는 주장이 중국의 여론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쑨 교수 등이 올린 성명은 공개된 지 불과 두 시간도 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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