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이 27일 야권 단일화를 두고 진실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윤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며 “어제 최종 합의를 이뤄서 양 후보에 보고됐고 회동 일정만 어떻게 할 지 조율 상태만 남았었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들은 바가 없다”며 물밑 협상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앞서 안 후보는 ‘야권 단일화’ 승부수를 던지는 조건으로 여론조사 방식의 ‘국민 경선’을 내걸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여론조사 경선은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론조사 단일화가 논의되지 않았다면, 안 후보의 완주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반면 안 후보는 “제가 계속 주장한 것은 국민경선에 대한 거다. 국민경선에 대한 어떤 의견이나 입장 표명이 없었다. 왜 안 받겠다거나 받겠다 또는 받지 않겠다는 말 자체가 없었다.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 지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측은 양측이 전권을 가진 대리인을 내세워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대리인으로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이, 국민의당은 총괄선대본부장인 이태규 의원이 각각 맡았다고 했다. 양 후보가 대리인들에게 전권을 줘서 협상에 내보내고 협상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그 자체를 후보 간 합의로 인정해주기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반면 안 후보는 “전권대사(대리인) 개념이 없다”며 해당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태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만남은 의사타진에 불과했을 뿐 전권협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도대체 어떤 말을 제게 할 것인지 이태규 의원이 나가서 그 얘기를 듣기로 했고, 저희끼리 논의한 끝에 결론을 내자는 수준이었다”고 부연했다.
단일화 협상 시기를 두고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주장이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선제안을 시작으로 단일화 협상을 진행해왔다는 입장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은 13일 첫 제안 이후 전일(26일)까지 윤 후보 측의 만남 요구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공개한 단일화 협상 경과에 따르면 지난 7일 최 상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 후보와 교감 후 연락한다며 단일화 조건을 선 제안했다고 전했다. 반면 안 후보는 해당 주장에 대해 “제가 2월 13일에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제안을 했다. 근데 일주일동안 가타부타 전혀 답이 없었다”며 “일주일 후인 20일에 이건 더 이상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선언을 하고 또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근데 갑자기 어제 연락이 왔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