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기도지사를 맡은지 3년만에 130조 원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부산에 이래 했으면 부산은 진즉 디비졌을껍니다”
대선을 10여일 앞두고 PK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산을 찾아 부·울·경 메가시티, 가덕도 신공항 2029년 조기 개항,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등 지역 공약을 재차 강조하며 PK 민심을 공략했다. 이 후보는 “최근 대한민국 문화산업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며 부산을 문화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선거 막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는 이 후보가 보수 텃밭인 영남을 표심에 호소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PK지역에 이어 28일 TK지역을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부산진구 쥬디스태화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부산 시민들을 만나 “단기간에 성남시를 최고로 만들어 대통령 선거에 불려나온 이재명이다. 유능한 경제 강국을 만들 후보가 누구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셔츠 차림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연설에 나섰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황무지에서 10대 경제 강국을 일궈냈다”며 “대통령만 잘 뽑아서 좋은 인재들이 힘 합쳐 일하는 국민통합정부를 만들면 5대 경제강국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외쳤다. 이 후보의 호소에 약 150m의 거리를 가득 매운 시민들은 파란 풍선과 응원봉을 들고 호응했다.
이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넘어 ‘남부수도권’의 완성을 강조했다. 그는 “부산도 새로운 기회를 가질 때가 됐다”며 “남부 지방의 메가시티를 묶어 남부 지방에 새로운 수도권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싱가포르 같은 독립된 경제권을 만들자는 구상인데 동의하시느냐”며 “대한민국은 더이상 수도권 1극 체제로 미래가 없다. 균형발전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6일 경남 양산시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존의 지방분권 공약인 ‘5극3특’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남부수도권’ 구상을 공개했다. 부·울·경 메가시티, 대구·경북 메가시티, 광주·전라 메가시티를 하나의 경제·생활권으로 발전시켜 경기·충청·강원권의 중부수도권 못지않은 남부수도권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어 이 후보는 부산을 ‘문화 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부산국제영화제를 뺏어 오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실패한 적 있다”며 “G스타도 최근에 정착한 것 같은데 이전 부산 시장이 하도 괴롭히길래 제가 가져오려고 했다가 실패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 실패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렇듯 부산은 문화의 도시”라며 “앞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은 미래의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예술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제가 문화 예산을 확실히 늘리고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국가 예산으로 지원해 부산을 문화도시로 확실히 키워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도 언급했다. 그는 “블랙리스트 같은 것 하면 안된다”며 “최근 국민의힘 쪽 사람이 좌파 문화계를 손봐준다고 했는데 걱정이 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후보는 부산의 엘시티 개발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부산 엘시티는 부산도시공사가 가진 땅을 원가에 팔아서 1조원대 이익을 그냥 민간이 먹었다”며 “그렇게 한 집단이 민간개발 막고 민관개발 하게된 뒤 악착같이 5800억 원 회수한 사람을 뭐라 하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