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고성능 반도체 기판 증설 투자금액을 애초 1조원에서 1조3200억원으로 늘렸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분야 등 전방산업 성장에 따라 수요 증가세가 더 가파를 것이라는 예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 법인에 2억6700만달러(약 3211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고성능 반도체 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 확대에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FCBGA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베트남 법인에 8억5000만달러(약 1조102억원)를 들여 증설에 나섰다. 이번 추가 투자 결정으로 전체 투입 금액은 30% 이상 늘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중 가장 만들기 어려운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고성능·고밀도 회로 연결이 필요한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적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FCBGA는 응용처 수요 확대에 따라 연간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생산 법인을 FCBGA 생산 거점으로 두고 경기도 수원과 부산사업장은 기술 개발과 하이엔드 제품 생산 기지로 전문화해 고객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1991년 반도체 기판 사업을 시작해 현재 세계 유수의 기업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플래그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점유율과 기술력에서 업계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