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다행다'서 中 불매까지…SNS 타고 586 압도하는 '新권력'

한국사회 바꾸는 뉴파워 2030
<상> 변화 핵심 동력된 디지털 세대
힘든 다이어트도 "즐기면서 하자"
中 동계올림픽 '한복공정' 논란엔
'눈뜨고 코 베이징' 불매운동 앞장
불투명 성과급 기준엔 공개적 불만
온라인 기반 '참여의 일상화' 확대
공정성 흠집·자기 손해땐 즉각반발

‘통밀빵 두 가지 버전으로 1차 발효 중. 내일 먹어야지. #어다행다’


‘어차피 다이어트할 거면 행복하게 다이어트하자’를 줄인 ‘어다행다’는 최근 2030세대의 새로운 건강관리 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단기간에 살을 빼기 위해 먹고 싶은 것을 참고 독하게 운동하는 기존 방식을 지양하고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튜브 영상, 홈트레이닝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운동은 ‘즐겁게’, 곤약 떡볶이, 두부면 파스타 등을 이용해 식단은 ‘맛있게’ 한다. 건강관리에 즐거움을 더한 2030세대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문화다.







단순히 라이프스타일을 넘어 2030세대는 다방면에서 목소리를 내며 사회 변화의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 이슈, 정치적 문제에도 거침없이 의견을 낸다. 최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조선족 여성이 한복을 입고 등장해 문화 공정 논란이 일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곧바로 ‘한복 챌린지’ 열풍이 일었다. 자신의 SNS 계정에 한복 입은 사진을 올리고 해시태그인 #Hanbok #HanbokFromKorea 등을 남겨 한복이 우리나라 것임을 공표하는 방식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아름다운 우리의 것 나의 한복’ ‘우리 손으로 지키자’ 등의 문구를 담은 관련 게시글이 수만여 개 올라왔다.


SNS를 통한 공개 발언을 넘어 불매운동 등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문화 공정 논란에 이어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까지 나오자 일부에서는 ‘노(NO)차이나’ 운동 조짐도 보이고 있다. 2030세대 사이에서 중국 제품은 물론 중국 음식인 마라탕 등을 먹지 않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SNS에서는 ‘눈뜨고 코 베이징 2022’ ‘마라탕 식당 주인들 다 중국인이라서 안 먹는다’와 같은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특히 ‘공정성’에 민감하며 이에 대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문제 제기를 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관련한 반중 정서만 보더라도 기성세대는 ‘경제적인 부분을 감안해서 이념이 다르더라도 이해해야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2030세대는 신념을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표출하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매운동도 원래 오래 못 가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번(2019년 ‘노재팬’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유니클로 불매운동에서 볼 수 있듯 2030세대는 정말 기업이 문 닫을 때까지 한다”면서 “기업들도 일부러 착한 기업인 것처럼 표방이라도 해야 되는 시대가 왔고 우리나라에 부족했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붐이 인 것도 이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2030세대가 쏘아 올린 대기업 성과급 논란도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의 일환이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28일 발표된 연봉 20% 수준의 성과급 지급 공지에 4년 차 직원이 2만 9000여 명에 이르는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불투명한 보상 기준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단 2주도 안 되는 기간에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연봉 반납 선언과 이석희 사장의 해명문 및 개선 방안 발표, 노조와의 전격적인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기반으로 한 성과급 산정 방식 변경으로 논란은 일단락됐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삼성·LG 등으로 번지며 현재진행형이다. 곽 교수는 “자기 생각밖에 못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굉장히 스마트한 세대라는 생각이 든다”며 “회사나 학교에 요구할 걸 다 요구할 줄 아는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가치고 있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를 기반으로 한 2030세대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 교수는 “오프라인을 통한 참여는 시민 단체를 통한다든지 등 매우 제한돼 있는 데 반해 2030세대는 대나무숲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과 SNS, 특히 네이버 카페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다양한 형태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과거 세대가 시위처럼 직접적인 정치적·사회적 행동으로 많이 나섰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 참여 등에 활발했던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제는 전반적인 ‘참여의 일상화’가 일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좀 지난 일이지만 ‘수저계급론’ ‘헬조선’ 같은 것들도 2030세대가 만들어서 SNS로 떠돌기 시작했던 말인데 이제는 나라 전체의 담론이 됐다”면서 “이런 것들이 이어져서 온라인상에서 사회를 비판하는 일종의 ‘시위 문화’가 발전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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