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500% 추진 위원회’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4종 일반 주거지역’을 신설하기 위한 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송 대표에 따르면 4종 일반 주거지역으로 전환돼 용적률이 오른 경우 세입자에게도 주택 우선 분양권이 제공된다. 서울이 오는 3월 9일 대선에서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자 떠나간 부동산 민심을 붙잡는 한편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이날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개발·재건축을 하면서 세입자들에게 우선 분양권을 주는 것은 혁명적인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 지역 72곳 74만 가구에 해당되는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용적률을 500%로 인상해 사업성을 강화하겠다”며 “이 지역에서 늘어난 분양 물량의 50% 정도를 할당해 세입자들에게 우선 분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월 13일 서울 노원구 재건축 예정 단지를 찾아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용적률 500% 허용되는 4종 일반 주거지역 신설 △리모델링 특별법 제정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송 대표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1만 2000 가구, 서초구 내곡동 65만 평 부지에 5만 가구의 청년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이 후보 공약의 실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영호 의원은 “민주당은 이 후보의 재건축·재개발 대전환 공약 실행 의지를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알리기 위해 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며 “우선 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4종 일반 주거지역을 신설하기 위한) 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4종 일반 주거지역이 적용되는 재건축 단지에 대해 “완전히 브랜드형 고급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용적률 상향으로 교통 체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오는 2028년 부터 도심항공교통(UAM)이 일반화 될 것”이라며 “이 주택들에는 UAM 이착률 시설을 만들어서 늘어나는 교통 수요를 3차원 이동 수단을 통해 보완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철흥 민주당 부동산 공급TF 부단장은 “구체적으로 서울 어느 지역을 4종 일반 주거지역으로 전환할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전환이 가능한 예정지만 파악하고 있다”며 “정부가 전환 대상 지역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 신청을 하면 당국이 검토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재개발에서도 투기 목적이 아닌 세입자들에게는 공공임대주택 입주권을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서도 “4종 일반 주거지역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이 아니라 늘어난 분양 물량 중 일부에 대해 입주권을 준다는 차이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부단장은 분양전환권을 노리고 임차하는 꼼수가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무주택 여부나 임차 기간 등 투기 수요를 배제할 자격 조건을 세밀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공공임대물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늘어난 분양 물량 일부에 대해 분양 수요를 채우는 것이라 조합원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