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 치솟자…남미펀드 성적표, 해외주식형 압도

W리스크·라니냐에 밀·옥수수값 ↑
수익률 1개월 3.5%·3개월 11.7%
해외 주식형 3개월 -12%와 대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며 국내 펀드 시장이 부침을 겪고 있지만 남미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밀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수출 대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이 당분간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남미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3.55%로 나타났다. 3개월 수익률은 11.72%로 해외 주식형 펀드(-12.02%) 수익률 대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펀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슈로더라틴아메리카는 각각 1개월 수익률 4.18%, 3개월 수익률 11.68%를 나타냈다. 신한중남미플러스는 3.54%, 12.90%, 미래에셋라틴인덱스는 2.18%, 10.51%, 한화중남미는 1.28%, 5.25%로 집계됐다.


이처럼 남미 신흥국 시장의 성과가 좋았던 것은 남미 지역의 건조 기후(라니냐)에 따른 생산 차질과 비료 가격 상승 덕분이다. 미국 농무부가 지난 2월 전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 공개 이후 옥수수와 대두(콩) 중심의 곡물 가격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라니냐 여파에 따라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의 생산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인해 호재가 연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소맥 기말 재고는 생산 감소뿐 아니라 교역과 소비 확대가 전망치 하향 조정에 기여했다”며 “소맥 가격은 미국 겨울 밀 작황 악화가 예상돼 상반기 말까지 강세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곡물 가격 상승 우려 확산에 따라 앞으로도 남미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우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미 지역의 대부분 경제 상황이 대두(콩)·밀·옥수수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곡물 가격의 추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에 힘이 실리며 펀드 성과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맥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가 각각 1위, 4위 수출 국가임을 감안할 때 전쟁과 러시아 제재 조치 시행에 따라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며 국제 곡물 가격 변동성 확대 흐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각국에 밀을 공급하는 주요 수출국으로 국내 업계에서는 주로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다”며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될 시에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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