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게 보여줘라" 6세 소녀 떠나보낸 우크라 의사의 절규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한 구급대원이 주거지역 포격으로 부상해 아버지(왼쪽)과 함께 앰뷸런스에 긴급히 실려온 소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의 폭격에 치명상을 입고 사망한 우크라이나의 한 6세 소녀 사진이 공개되자 전 세계가 슬픔에 빠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군사시설 뿐만 아니라 민간지역까지도 본격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어린이 사망자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데일리미러는 "푸틴의 공격으로 슬리퍼 차림의 유니콘 파자마를 입은 어린 소녀가 희생됐다"며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에 연대하는 이유"라고 밝히며 구급차에 실려가는 아이의 모습을 전했다.


사진 속 구급차에 실려온 소녀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축 늘어져있었다. 그 옆에는 아버지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흐느껴 울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들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의 시립병원에서 의료진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포격으로 부상해 구급차로 긴급히 실려 온 소녀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의료진은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외신 기자를 향해 "이것을 푸틴에게 보여줘라"며 "이 아이의 눈빛, 그리고 우는 의사들을"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 거주하는 이 소녀는 지난달 27일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변을 당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딸을 안고 병원으로 달려왔고 의료진들은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결국 아이는 사망했다.


외신은 정확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소녀를 '핑크색 유니콘 파자마를 입은 소녀'라고 부르며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포격의 실상이 이 사진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민간인의 피해는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군은 유치원과 학교 등에도 무자비한 포격과 공습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닷새째인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의 제2 도시인 하리코프 민간인 거주지역에 수십 발의 포격이 이뤄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은 하리코프에서 며칠째 교전 중이었는데, 그 여파가 민간지역에까지 미친 것이다.


한편 세르지 키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유엔 대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나흘째였던 지난달 27일까지 어린이 16명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인 352명이 사망했고 어린이 45명을 포함해 2040명의 우크라인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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