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강행한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지탄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파리의 한 유명 밀랍인형 박물관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인형을 전시실에서 퇴출시켰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리의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뮤지엄은 최근 푸틴의 인형을 전시실에서 빼 창고로 옮긴 뒤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푸틴의 인형을 창고에서 꺼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당 인형은 2000년에 제작된 것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밀랍인형 사이에 놓여있었다.
그레뱅 뮤지엄 측은 푸틴 대통령의 인형이 있던 자리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인형을 전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브 델옴므 관장은 현지 매체 프랑스 블루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과 같은 인물의 인형을 전시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우리 박물관 사상 현재 진행 중인 역사적 사건 때문에 인형을 내리는 일은 처음"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6∼27일 사이 푸틴 대통령의 인형이 여러 방문객의 '공격'을 받아 머리카락 부근이 훼손됐다"며 "우리 직원들은 매일 푸틴 대통령의 머리를 고정하고 외관을 매만지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국을 떠나지 않고 저항하면서 영웅이 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위인 중에서도 완벽하게 자기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1882년 설립된 그레뱅 뮤지엄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밀랍인형 박물관 중 하나다. 역사적 인물을 비롯해 총 450여개 인형이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