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돕겠다" 각국서 의용군 지원 잇따르지만…

영국·일본 등 수백명이 공식 참여의사 밝혀
젤렌스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호소도 한몫
"전쟁범죄 해당 우려" 반대 의견도 많아

우크라이나 동부의 '루한스크 인민공화국' 소속 군용차량이 27일(현지시간) 도로상에 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직접 싸우겠다며 현지에서 몰려드는 외국인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러시아와의 군사력 비교에서 절대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이런 외국인 의용군 지원자를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으나, 각국에서는 일부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영국 더타임스은 2일(현지시간)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았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최전선에 나서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힌 한 영국인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우크라이나에는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도와줄 수 있는데 안 될 것이 뭐 있나”라고 말했다. 현지 신문 인디펜던트는 네덜란드와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전직 군인, 구급대원, 일반 시민 등이 우크라이나에 가겠다면서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다. 이 중 50명이 전직 자위대원이며, 프랑스 외국인 부대 경험을 가진 이도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행렬이 만들어진 데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호소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 키예프에 남아 러시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수호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우크라이나로 와 달라. 우크라이나를 수호하는 그 모두가 영웅이다”라며 의용군 참여를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이에 지난 28일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부장관은 “푸틴 정권으로부터 세계의 안보를 지키겠다고 등록한 외국인이 수천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외국인 부대는 ‘영토수호 국제부대’로 명명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들의 입국 절차는 최대한 간소화될 것”이라며 각국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참전을 신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각국에서는 자국민이 정부 허가 없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더타임스는 상당수 국민이 이미 우크라이나로 떠난 영국에서는 참전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보도했다.


영국 정부 각료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가기로 한 영국인을 지지한다”고 말했지만,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은 참전 말고도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도 의용군 참여를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외무성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피신 권고를 발령했다”며 “목적을 불문하고 그 나라에 가는 것은 중단하기 바란다”고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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