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민, 일주일새 100만명 국경 넘어… "21세기 최대 난민사태 올 것"

우크라 인구 2.2%가 '피난 행렬'
EU '3년간 거주보장' 회원국 제안
중립국 스위스는 무기한 체류 검토
文, 젤렌스키 대통령에 "한국이 함께"

2일(현지 시간) 헝가리 티서베치에 마련된 난민 보호소에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잠든 손녀를 안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단 일주일 만에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전쟁으로 4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21세기 최대 난민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3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전면 개전 후) 7일 만에 10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이 이웃 국가로 탈출(exodus)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인구 4400만 명(2020년·세계은행 집계 기준) 중 2.2%가 우크라이나를 떠난 것이다. UNHCR에 따르면 난민 50만 5500여 명이 폴란드로 향했고, 헝가리(11만 6348명)와 몰도바(7만 9315명), 슬로바키아(7만 1200명)에도 난민이 몰렸다. 모두 우크라이나와 서부 국경을 접한 국가들이다.









샤비아 만투 UNHCR 대변인은 “이런 속도로 난민이 발생한다면 이번 전쟁이 금세기 최대의 난민 위기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난민은 전쟁 첫날인 지난달 24일 8만 2941명에서 지난 1일에는 하루에만 19만 6536명으로 급증했다. 그동안 진격에 속도를 내지 못한 러시아군이 하루빨리 승기를 잡기 위해 무차별적인 공세에 나서며 민간인 피해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전날 오후에는 우크라이나를 떠나려는 시민들로 가득 찬 수도 키이우(키예프) 도심 기차역 인근에 러시아 순항미사일 잔해가 떨어져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기차역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난민 중) 엄마와 아이를 위한 방 1개가 있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은 난민 수용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 난민에 최대 3년간 거주 및 노동·교육 등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27개 회원국에 제안했다. 중립국인 스위스 역시 움직이고 있다. 카린 켈러서터 법무부 장관은 “보호지위S(protection status S)에 따라 우크라이나 난민이 무기한 스위스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30분 가량 통화하고 "조속히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기원하며 한국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굳건한 지지와 한국 국민들의 연대를 보낸다"며 10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과 국내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에 '특별 체류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용기를 주는 말씀에 감사하다. 우크라이나 국민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난민 수용을 꺼렸던 일본도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폴란드 총리와 전화 통화 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제3국으로 피란한 분들의 일본 수용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적극적이다.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 난민 최대 10만 명에게 무료로 단기 숙소를 제공하기로 했고 헝가리 항공사 위즈에어 역시 난민들의 안전한 정착을 위해 최대 10만 석의 무료 좌석을 준비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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