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25∼54세 핵심 노동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47년에 31.3%까지 떨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내려앉게 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각종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0년 45.3%로 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던 핵심 노동인구 비중이 25년 후 꼴찌로 추락하는 데 이어 2060년에는 26.9%까지 쪼그라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OECD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엔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14%를 넘으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한국은 2017년 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OECD의 전망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적 대응과 상황 변화가 없는 한 2033년 0%대(0.92%)를 거쳐 2047년(-0.02%)부터 마이너스대로 진입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들은 미래 성장 엔진을 점화하기 위한 노동·규제 개혁 방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현금 퍼주기 선심 경쟁에 매몰돼 있다. 정부의 자화자찬도 꼴불견이다. 3일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3만 5168달러로 전년보다 10.3%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페이스북에 “괄목할 만한 성과”라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10위 경제 강국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인당 GNI가 3년 만에 반등해 3만 5000달러 고지를 밟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악전고투한 기업들과 근로자들 덕분이다. 그런데도 온갖 규제를 남발해온 정부가 생색을 내려는 것은 염치 없는 행태다. 노동인구가 줄고 생산성 향상이 늦어지면서 잠재성장률이 추락하는 악순환 구조를 타파하고 경제를 살리려면 노동·교육·규제 개혁 등을 통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