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못 껐다… 우크라-러시아, ‘인도주의 통로 개설·통로 주변 휴전’ 합의

3일(현지시간) 미하일로 포돌랴크(오른쪽) 대통령실 고문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의 대표단과 2차 평화회담을 하기 위해 폴란드와 접경한 벨라루스 서남부 브레스트주의 '벨라베슈 숲'의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일(현지시간) 2차 회담을 갖고 민간인의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과 통로 주변 휴전에 합의했다. 지난달 28일 1차 회담 이후 사흘 만에 다시 만난 양측이 민간인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한 셈이다. 다만 우크라에 대한 폭격이 지속되고 있고, 민간인 대피 후 러시아의 공세가 더욱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긴장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대표단은 이날 벨라루스 벨라베슈 숲에서 열린 2차 평화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조만간 3차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을 이끈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회담 후 “2차 회담이 막 끝났지만 기대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며 “많은 도시가 포위돼 있기 때문에 인도주의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포돌랴크 고문은 “양측은 민간인 대피와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에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해 인도주의 통로를 공동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주의 통로에서 대피가 이뤄지는 동안 일시적으로 휴전이 이뤄질 수 있다”며 “휴전은 대피를 위해 인도주의 통로가 개설된 곳에서만 준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도주의 통로 운영을 위해 조만간 특별 연락·조율 채널을 구성할 것”이라며 “다음 주에 3차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와의 2차 협상 결과가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그는 “오늘 해결한 주요 문제는 무력 충돌 지역에 남은 민간인 구조 문제였다. 러시아 국방부와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표들은 민간인 탈출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 유지 방식과 탈출 동안 인도주의 통로 구역에서의 전투행위 일시 중단에 대해 합의했다”면서 “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인도주의 통로 설정 합의와 관련 일각에선 시리아 내전에서도 그랬듯이 러시아가 민간인들을 탈출시키고 해당 지역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전멸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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