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구조에 건강 돌봄까지…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LG유플러스, AI 화재감지 기술로 큰불 전 발화점 찾아내
리턴제로, 119 신고전화 텍스트로 변환해 현장대원에 전송
미스터마인드, 감성적 대화 가능한 로봇개발…자살예방 등 기대


인명구조, 재난사고 예방, 건강 돌봄까지 다양한 곳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위급한 상황에 대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고 접수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 응급 환자 구조에 도움을 주는 음성인식 기술, 화재 감지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드론 솔루션, 건물 균열을 찾아내거나 어르신들의 감정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 발견해내는 로봇에 이르기까지 AI 기술들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엘지(LG)유플러스는 AI 화재 감지 기술과 5세대 통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드론 솔루션’을 개발해 산불 감지 서비스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개발중인 AI 화재 감지는 영상 분석 엔진과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큰 불이 나기 전에 발화지점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원거리에서 AI로 불꽃과 연기를 먼저 감지하고 열화상 카메라의 실시간 온도 스캔 기술로 온도를 측정해 화재 여부를 판단한다.


스마트드론은 기체에 이동통신·원격제어 기능을 탑재해 비가시권 원격관제와 실시간 영상을 전송한다. 비가시권 비행이란 드론이 조종자의 시야 범위를 넘어 안 보이는 상태로 나는 것을 말한다. 수동 조작을 하는 일반 레저용 드론과 달리 정해진 경로로 비행하며, LTE·5G 통신이 가능해 제어 거리에 제한이 없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스마트드론에 카메라와 짐벌(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물체가 회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물), 라이다 등 드론에 장착할 수 있는 장비를 추가적으로 개발해 비행시간을 늘려 갈 예정이다. 아울러 AI 화재 감지 기술을 적용해 향후 산불 감지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119 신고 접수부터 출동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재난 및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과 직결돼 있다. 그러나 긴급한 현장 특성 상 신고자의 주소나 증상 파악에 여전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 바로 리턴제로의 음성인식 기술이다. 통화 내용을 메신저처럼 보여주는 ‘비토(VITO)’ 서비스를 운영하는 AI 스타트업 리턴제로는 최근 광주소방본부에 ‘AI 기반 119 신고 접수 시스템’을 공급하며 인명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


AI 기반 119 신고접수 시스템은 긴박한 상황에서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음성도 빠르게 알아낼 수 있어 인명을 구조하는데 힘을 더해준다. 리턴제로는 통합 상담 솔루션 기업 아일리스프런티어와 손잡고 신고자의 통화 내용에서 재난 위치, 상황, 증상 등 주요 키워드를 효과적으로 추출해 낼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했다.


소방본부에 신고가 접수되면 AI가 실시간으로 주소 정보를 추출하며, 구조대원은 출동 시 지리정보시스템(GIS)와 연동된 주소를 클릭해 신고자의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신고자의 음성이 변환된 텍스트가 현장 출동 지령서에 반영돼 환자의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또 과거의 신고 통화 내용을 텍스트 검색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지하공간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막대한 재산상 피해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불안감, 불편함을 야기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자율주행 기능과 영상 센서 기반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하공간의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자동화 점검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건설연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지하 터널의 콘크리트 표면에 발생하는 균열을 탐지하고 점검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균열자와 균열현미경으로 시설물을 점검하는 기존 기술과는 달리 영상 센서 기반 인공지능을 활용해 콘크리트 표면에 생긴 균열을 감지하고 분석한다. 자율 주행이 가능한 소형 이동체를 활용해 점검 기술에 이동성까지 겸비했다.


일반적으로는 다량의 학습 데이터가 있어야 균열을 정확히 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건설연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은 적은 수의 영상 데이터만으로도 명확한 균열 탐지가 가능하다.


자연어 처리 기술 기반의 AI 기업인 미스터마인드는 명령어가 아닌 감성적인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어르신 말동무 인형 AI 돌봄로봇을 개발했다. AI 돌봄로봇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AI에 접목시켰다.


돌봄로봇은 대화 음성을 분석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기존의 AI 스피커와는 달리 친구나 가족처럼 감성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단순한 명령어 위주가 아닌 대화를 통해 습득한 정보를 기반으로 어르신의 감정을 분석해 치매, 우울증, 자살, 고독사 등 심리적인 이상징후를 조기 발견할 수 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노인 인구가 늘고 있어 AI 돌봄로봇이 독거 노인들의 고독사나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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