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라 불리는 빅테크·소프트웨어 관련주 연일 약세를 보이지만 서학개미들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쌀 때 사들이겠다는 투자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메타는 전일대비 2.47% 하락하며 202.97달러에 마감했다. 넷플릭스도 3.15% 내리며 368.07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14.63%, 9.25%씩 떨어졌다.
성장주·가치주 관련 ETF도 전일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4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날 소셜미디어 업체 ETF(SOCL) 주가는 3.21% 떨어졌다. 가치주·성장주 ETF는 한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경기 둔화가 전망되는 탓이다.
오태동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되는 성장주의 가치 하락이 더 크게 반영된다”고 분석했다.
기술주가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서학개민들은 오히려 사들이는 엇박자 행보를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 종목은 테슬라, 애플, 알파벳이었다. 특히 테슬라는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5.82% 내림 폭을 그렸지만 서학개미들은 5444억 원치 돈을 더 넣었다. 애플도 지난 한 달간 5.8% 넘게 떨어졌지만 276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투자 큰 손이라 불리는 캐시우드도 지난달 주가가 급락한 성장주들을 대거 사들였다. 캐시우드가 이끄는 미국 ARK인베스트먼트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메타버스 게임플랫폼인 로블록스와 모바일 결제업체 블록 등을 4억 달러(약 4798억 원) 이상 매수했다.
장화탁 D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성이 높을 때 고평가된 주식이 더 많이 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국내 투자자들은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