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강남 송도…가점 0점으로 청약 당첨 속출, 무슨 일?

송도국제도시 전경./서울경제DB


최근 당첨자 발표 일정을 마친 송도 아파트의 일부 중대형 주택형에서 가점제 신청자가 한 명도 없어 당첨 가점이 ‘0점’으로 표기되는 사례가 나왔다. 이 단지 중대형 주택형의 경우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주택자는 청약통장 사용을 꺼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수도권 청약 경쟁률이 하락하는 등 청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 조감도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의 99A 1순위 해당지역, 109A 1·2순위 해당·기타지역, 165P 1순위 해당지역 당첨가 가점은 0점으로 표기됐다. 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이 단지 일반공급 1순위 청약 조건 가운데 하나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2년을 넘는 세대주(최소 가점 9점)로, 각각 경쟁률 1:1 이상을 기록한 이들 주택형에서 0점 가점을 가진 1순위 당첨자가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청약홈 관계자에 따르면 0점 표기는 실제 가점이 0점이어서가 아니라, 가점제 당첨자가 전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구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하는 전용 85㎡ 초과 주택은 당첨자를 가점제(50%)와 추첨제(50%)를 통해 선발하는데 이 단지는 무주택자에게 가점제 청약을, 유주택자에게 추첨제 청약을 받았다. 가점제 당첨자가 없다는 것은 곧 85㎡ 초과 중대형 물량에 청약한 무주택자가 없었다는 말이 된다. 전체적인 청약 경쟁률은 1:1 이상을 기록했으나, 중대형 물량의 경우 이미 주택을 소유한 유주택자만 청약통장을 사용했던 것이다.


무주택자들이 청약 지원을 꺼린 원인으로는 9억 원을 넘는 분양가가 지목된다. 이 단지 85㎡ 이하 물량은 전부 9억 원 이하로 공급됐지만, 당첨 가점이 0점으로 표기된 주택형들의 경우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었다. 분양가 9억 원을 넘게 되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청약자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진다. 청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는 것 또한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2대 1로 1월(17.8대 1)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평균인 31.0대 1과 비교해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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