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최근 요청한 정비계획 수정안에 대한 심의를 재차 반려했다.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 등 사업을 둘러싼 주민 간 갈등이 겹치면서 사업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강남구청에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보완 요구 사항을 통보했다. 이번 통보는 은마 재건축추진위가 지난달 16일 강남구를 거쳐 서울시에 제출한 ‘정비구역 지정 조치계획’에 대한 검토 결과다. 추진위는 임대주택의 면적을 전용 84㎡로 늘리고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섞어 짓는 정비계획 수정안을 마련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상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시는 재건축추진위원장 자격 관련 소송 결과와 이번 제출 안에 대한 소유자들의 의사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9월 전임 집행부 해임 이후 주민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비계획안을 심의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전임 추진위원장 해임 소송 등 불안한 상황부터 안정시키라는 의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또 △특별건축구역 지정안에 대한 공공건축가의 의견서 △보차혼용통로 계획안에 대한 상세 교통계획서도 요구했다.
시의 반려로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은 당분간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시에서 요구한 추진위원장 관련)소송 결과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라며 “항소까지 고려한다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중 한 곳인 은마반상회는 오는 17일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를 추진 중이지만 이마저 녹록하지 않다. 또 다른 비대위인 은마아파트소유주협의회(은소협)가 “일방적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은소협은 법원에 주민총회 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1979년 준공돼 올해 43년 차를 맞은 은마아파트는 2003년 추진위 설립, 2010년 안전진단 통과 이후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