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유연탄 비중 75% 달하는데…시멘트업계 "재고 40일치 뿐"

■원자재값 급등에 기업 이중고
배터리 핵심소재 니켈 올 20%↑
LG엔솔, 인니 등 공급망 다변화
대한항공 러 운항 18일까지 멈춰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주일 넘게 지속되면서 국내 업계의 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류 마비 및 재료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러시아 항공편의 운항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4일 주 1회 목요일마다 운항했던 인천~모스크바 직항기를 오는 10일부터 18일까지 띄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모스크바를 경유한 뒤 유럽으로 가는 화물기는 이달 18일까지 모스크바 경유 없이 바로 유럽으로 향한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5일 오전 1시 기준으로 연료 보급이 불가능한 것을 확인하고 내린 결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달 5일 자국 항공사들에 국제선 운항 중단을 권고했다. 한국과 러시아·유럽을 잇는 주요 하늘길이 막히는 사례가 늘어나자 항공 업계도 적잖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향후 국면에 따라 운항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 심화로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업계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공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니켈 매장량의 10%를 보유한 생산량 3위 국가다. 니켈 가격은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맞물려 20%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생산능력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도 소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유연탄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시멘트 업계도 비상이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의 필수 원부자재로 국내 시멘트 업계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5%를 러시아에서 들여온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로 국제적으로 유연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연탄 가격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평균 85달러와 비교하면 74% 이상 급등했다.


현재 국내 시멘트 업계가 확보한 유연탄 분량은 40일가량 정도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산 유연탄의 가격 급등 또는 수입 중단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시멘트 업계는 초조한 상황이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원가의 40% 정도를 차지할 만큼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대부분을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어 수입 중단 등의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면서 “호주와 인도네시아산 유연탄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러시아산 물량만큼 대체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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