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입양인의 대부'로 불리는 김원보 한미문화협회장이 최근 별세했다. 향년 88세.
5일 한미문화협회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10일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은 오는 18일 오전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포레스트론에서 조촐하게 열릴 예정이다.
1934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31살 때인 1965년 미국에 이민했다.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에 정착해 가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크게 성공한 뒤 호텔업과 부동산업에도 진출했다. 고인은 이렇게 얻은 부와 명예를 입양인 돕기와 한미 우호 발전 등을 위해 환원했다. 벤투라 카운티에 1000 명이 넘는 한인 입양인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안 고인은 1983년 한미문화협회를 설립해 최근까지 '입양인 가족의 날' 행사를 열었다. 한식을 나눠 먹고 전통 놀이를 하는가 하면 태권도와 고전무용, 사물놀이 등의 공연을 보여줬다. 입양인들은 정체성을 찾게 해주고, 양부모에게는 한국을 알리는 잔치였다. 고인은 이 같은 활동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대통령 표창과 국민포장을 받았다.
직접 한국을 오가며 입양인들의 친부모를 찾아주는 사업도 펼쳐 한인사회에서는 그를 '한인 입양인의 대부'로 불렀다. 고인은 캘리포니아주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 참전 미군 용사들에게도 친구와 같았다. 1984년부터 이들을 위로하고 한미관계가 더 강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위안의 밤' 행사를 열었고, 이를 계기로 '한국전참전용사협회'가 태동했다. 이 행사는 입양인 행사 등으로 부담이 가중돼 잠깐 그만뒀다가 2010년부터 재개해 참전용사와 그 가족까지 초청해 잔치를 열었다. 한국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미국인 은퇴 목사와 선교사들도 2001년부터 초청해 행사를 열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발전상을 보여주는 '미국인 은퇴 선교사 위안의 밤' 행사다. 고인은 이 같은 활동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대통령 표창과 국민포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