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으로 퇴진한 앤드루 쿠오모 전 미국 뉴욕주지사가 6일(현지시간) 약 6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쿠오모 전 지사는 이날 뉴욕 브루클린의 한 교회에서 약 25분간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정치적 재기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캔슬 컬처(Cancel Culture)‘에 의해 자신이 희생된 것이라 주장했다. 캔슬 컬처는 과거 잘못된 것으로 평가받는 행동을 저지른 사람이나 기업 등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배척해 사회적 지위 등을 잃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블룸버그는 이날 연설이 쿠오모 전 지사 측이 명예 회복을 위해 37만달러(약 4억5000만원) 규모의 광고에 나선 직후 이뤄졌다고 전했다. 또 AP 통신은 교회 방문이 마치 선거 캠페인 같았다며 정치적 재기를 암시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쿠오모 전 지사가 전·현직 보좌관 등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하고, 추행 사실을 공개한 직원에 대해 보복 조처를 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관련 의혹을 부인하던 쿠오모 전 지사도 보고서 발간 후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결국 자진 사임했다.
쿠오모 전 지사는 이날 연설에서 해당 조사를 '직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대중에게 사과하면서도, 위법 사항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시각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 알지 못했다. 매우 큰 대가를 지불한 뒤에야 강렬한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검찰총장은 이날 연설 이후 성명에서 쿠오모 전 지사를 '연쇄 성추행범'으로 부르면서 "여러 독립적인 조사 결과 피해자들이 신뢰할 만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쿠오모 전 지사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를 탓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