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콩? 연초부터 이어진 원자재 랠리, 이번엔 밀 ETF

러시아 스타브로폴 지역에서 밀을 수확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밀 관련 ETF 수익률이 큰 폭으로 뛰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두 국가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높았던 ‘밀’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밀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테우크리움 밀 ETF(WEAT)는 지난 한 주간 약 34% 급등했다. 테우크리움 옥수수 ETF(CORN)와 테우크리움 콩 ETF(SOYB)가 같은 기간 각각 12%, 3.45%씩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밀 ETF 수익률에 미치진 못했다. 다른 농산물도 값이 많이 올랐지만, 밀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 양국은 전 세계에 밀 29% 가량을 공급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그러나 두 국가의 전쟁 장기화 우려로 밀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밀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 비중이 높아 다른 농산물 대비 공급 측면 우려가 부각된 영향으로 밀 ETF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공급 불안정 이슈는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최근 밀 가격은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4일(현지시각)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밀 가격은 지난 일주일 간 약 40% 가까이 뛰며 부셸 당 12.09달러 (약 1만 4825원)에 거래됐다.


국내 상황도 유사하다. 밀 종목에 투자하는 농산물 ETF 수익률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밀 가격이 오르면서 밀 투자 비중이 높은 ETF 수익률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이날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밀 선물 투자 비중이 27%에 이르는 TIGER 농산물 ETF선물 Enhanced(H)은 지난 한 달 간 11%가 넘는 수익률을 냈다. 밀을 비롯해 콩, 옥수수 등 농산물에 분산 투자하는 KODEX 3대 농산물 선물(H)도 약 19%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콩 선물에 집중 투자하는 종목인 KODEX 콩 선물(H) 수익률 7.66%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달리긴 했지만, 단기적으로 완화가 되지 않는다고 봤을 땐 (밀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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