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구글 공동인터뷰] “웹툰 게임화 첫 글로벌 프로젝트…3년전 구글이 먼저 제안”

<김상미 네이버웹툰 팀장-정지현 구글플레이 상무>
'글로벌 웹툰게임스' 프로젝트 출범
8개 웹툰·5개 개발사 선발해 개발
세계 최대 앱마켓·웹툰 플랫폼 만남
네이버 "개발사 개성 최대한 존중"
구글 "현지전략·흥행 노하우 지원"

‘글로벌 웹툰 게임스’를 이끌고 있는 정지현(왼쪽) 구글플레이 앱 파트너십 상무와 김상미 네이버웹툰 게임사업 팀장이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구글코리아

“지금까지 수 십여 종의 웹툰 기반 게임이 출시됐지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내 중소개발사가 전 세계 190개국에 진출해 성공하도록 네이버와 구글이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김상미 네이버웹툰 게임사업 팀장과 정지현 구글플레이 앱 파트너십 상무는 7일 서울경제와 만나 최근 출범한 ‘글로벌 웹툰 게임스’ 프로젝트에 대해 큰 기대감을 보였다. 글로벌 웹툰 게임스는 구글과 네이버웹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손 잡고 중소개발사가 인기 웹툰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을 개발·출시하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한국 웹툰의 생태계 확대를 위해 세계 최대 앱마켓 사업자와 최대 웹툰 사업자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나온 웹툰 기반 게임은 주로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한 반면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한국 웹툰 IP 산업의 새 판이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사는 중소개발사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을 한다. 구글은 현지 최적화된 사업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전 세계 각국 팀의 협조를 받을 계획이다. 또 개발된 게임이 앱마켓 피처드(첫 페이지 노출)에 선정될 수 있도록 돕는다. 게임 흥행에 필요한 각종 교육과 컨설팅도 병행한다. 정 상무는 “구글은 개발자들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와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며 “특히 구글이 한국에서 매년 진행하는 중소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인 창구프로그램(2019년 출범)과 인디게임 페스티벌(2016년 출범)을 토대로 앞서 해외 진출한 선배 창업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했다. 네이버 역시 앞서 선보인 웹툰 기반 게임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공 노하우들을 전수한다. 김 팀장은 “그동안 웹툰 기반 게임에 어떤 요소를 반영해야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올지 많은 학습을 거쳤다”며 “개발사의 개성을 전적으로 존중하되 스토리를 잘 반영하고 인기를 끌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정지현 구글플레이 앱 파트너십 상무, 김상미 네이버웹툰 게임사업 팀장, 김범휴 네이버웹툰 IP비즈니스 실장,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이도형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역콘텐츠진흥단장, 이형원 구글플레이 게임파트너십 상무

글로벌 웹툰 게임스는 네이버와 구글이 한국 대표 콘텐츠인 웹툰에서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오랜 기간 모색한 끝에 기획됐다. 정 상무는 “3년 전 기존 주류인 게임, 동영상 등과 달리 웹툰이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며 “구글이 먼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를 찾아가 협력을 논의했고, 더 많은 사람에게 웹툰을 알리기 위한 IP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게임만큼 웹툰 생태계를 확장할 좋은 수단이 없다고 봤고, 콘텐츠(네이버), 플랫폼(구글), 기관(콘진원) 이렇게 3박자가 갖춰지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전 세계 10개 언어로 연재 중인 네이버 웹툰이 세계 최대 앱 마켓을 운영하는 구글과 만나 효과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가들의 기대도 상당하다. 김 팀장은 “듣기만 해도 대단한 프로젝트인 만큼 다들 너무 좋아했고 직접 아이디어도 내고 싶다며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웹툰 ‘외모지상주의’를 그린 박태준 작가는 서울경제에 “원작자로서 웹툰 IP가 다른 분야로 확장되는 것은 기쁜 일”이라며 “특히 웹툰 IP 게임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게임으로 주목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게임 개발사는 콘진원과 함께 구성한 전문 심사위원을 통해 선발한다. 김 팀장은 “원작 이해도, 재미, 참신성, 완성도 등 4가지 기준을 보고 뽑으려 한다”며 “4가지 기준에 더해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는 ‘표현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상무는 “기발하고 톡톡 튀는 스토리를 위해 얼마나 고민하는 팀인지,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깊은지 등이 선정 과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보통 웹툰 기반 게임 프로젝트가 1년 단위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네이버, 구글은 개발 기한을 2년으로 두고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 팀장은 “개발사를 4월 선정해 계약을 완료하고 그해 말에 게임을 출시하면 개발 기간은 실상 4~5개월 밖에 안 된다”며 “그러면 개발사들이 쫓기듯 만들다 보니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번엔 기획 초기부터 무조건 2년의 시간을 주기로 못을 박았다”고 했다. 현재 노블레스, 외모지상주의, 마음의소리 등 8개 웹툰을 선정했고 이달부터 모집 공고를 시작했다. 올 6월 총 5개 중소 개발사를 뽑고 2023년 말까지 공식 출시한다는 목표다. 정 상무는 “글로벌 웹툰 게임스가 ‘글로벌’과 ‘IP’라는 새로운 만남의 북극성이 돼 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2년이라는 중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이전 IP 콘텐츠와 다른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