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러시아에서 자사 제품 판매 전면 중단을 선언하는 등 세계 여러 기업들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조해 탈(脫) 러시아를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아이폰 등 스마트폰 제조에 쓰이는 산업 소재 '합성사파이어' 수출 금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우리는 비우호적인 행동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발전시키거나, 최후의 수단으로서 대응할 수 있는 권리를 유보하지도 않겠다"면서 합성사파이어 수출 금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세계 시장에서 러시아 합성사파이어의 비중은 매우 높고, 현재 40%까지 이른다"며 "서방의 선도적인 기업들은 최고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우리 제품을 공급 받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합성사파이어는 LED(발광 다이오드)의 핵심 소재로 스마트폰 화면과 같은 모바일 기기 부품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 남서부 스타브로폴 지역에 위치한 모노크리스탈사(社)는 세계 최대 합성 사파이어 제조사로 꼽힌다.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등 25개국의 200개 기업이 이 회사의 합성 사파이어를 납품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보도는 미국 애플사가 지난 1일 러시아에서 아이폰과 다른 전자기기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나온 러시아의 첫 공식 반응이다.
앞서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의 부총리 겸 디지털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띄워 "애플은 우크라이나를 도와 줘야 한다"며 "애플 앱스토어를 포함해 서비스와 제품을 러시아 연방에 공급하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후 애플은 미국의 거대 테크 기업들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러시아에서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러시아에서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제한하는 한편,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매체인 RT뉴스, 스푸트니크뉴스를 내려받지 못하게 했다.